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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식의 e런 사람] kt 김관형의 2024년, "eK리그 3연패 만족하지만…"

KeG 리그 결선서 해설자를 맡았던 kt 롤스터 김관형.
KeG 리그 결선서 해설자를 맡았던 kt 롤스터 김관형.
지난 7월. 2024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2 팀전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는 WH게이밍을 꺾고 사상 초유의 3연패를 달성했다.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2명 김정민과 곽준혁, 이에 더해 새로운 '황제' 후보인 박찬화까지 소속된 kt는 말 그대로 eK리그 챔피언십 '왕조'를 건설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kt 왕조'에는 주로 경기에 나서는 김정민, 곽준혁, 박찬화 뒤에서 팀의 맏형으로 사실상 코치 역할을 하는 김관형의 존재감 역시 컸다.

유니폼을 입고 언제나 경기장에서 팀원들의 뒤를 든든히 지킨 김관형이 지난 주말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KeG) 리그 결선에서는 정장을 입고 마이크를 잡았다.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나선 그는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며 미소 지었다. 해설이라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소회를 먼저 전한 그는 이어서 선수이자, 코치의 입장에서 국내리그 우승과 국제대회 좌절이 공존했던 kt의 2024년을 돌아봤다.

kt는 2023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2를 시작으로 올해 시즌 1과 시즌 2 역시 정상에 서며 '쓰리핏(3-Peat)'을 달성했다. 그러나 4월 열린 FC 프로 마스터즈와 8월 열린 FC 프로 챔피언스 컵 등 세계대회에서는 모두 결승 직전 탈락했다. 김관형은 "자체적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쉬운 부분은 국내대회에서는 굉장히 잘했지만, 국제대회에 나가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최강 kt는 2023년까지는 해외 무대에서도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왔다. FC 프로 마스터즈의 전신인 EA챔피언스 컵(EACC) 스프링과 서머를 모두 우승한 것. 그러나 그해 피파e콘티넨탈 컵(FeCC, 現 FC 프로 챔피언스 컵)을 시작으로 3연속으로 세계 대회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모두 4강권까지 진출하며 경쟁력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결정적인 순간에 좌절을 맛봤다..

[강윤식의 e런 사람] kt 김관형의 2024년, "eK리그 3연패 만족하지만…"
김관형은 지난 실패를 분석하며 문제점을 진단했다. 김관형은 "그동안 저희가 특정 선수만 잘 쓰는 경향이 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드래프트에서 에우제비우나 펠레를 뽑았을 때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며 "그런데 추첨을 통한 드래프트에서 추첨 순위가 뒤로 밀렸을 때, 그래서 원하는 선수를 못 뽑았을 때 경기력이 안 나온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는 부분에 대해서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김관형은 "또, 국제대회만의 중요한 점이 있는데, 저희가 국내 리그에 집중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을 많이 놓쳤던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우승을 많이 하다 보니까 외국에서도 저희 플레이를 굉장히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저희가 엔트리 짤 때 저격을 많이 당한다고 느껴졌다"며 "그래서 기존대로 하게 되면 또 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해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제대회에서 얻은 것이 없는 한 해는 아니었다. 특히, FC 프로 챔피언스 컵에서는 국제대회만 가면 작아지던 박찬화의 존재감 상승이 돋보였다. 김관형 또한 올해 가장 큰 수확으로 박찬화의 국제대회 경기력 상승을 꼽았다. 그는 "마지막 대회를 나가기 전에 찬화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찬화 플레이 특성이 국제대회와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래서 보완하기 위해 나름 준비를 했는데, 그런 것들이 잘 통했던 대회였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올해 eK리그 챔피언십에는 승격 돌풍을 FC 프로 챔피언스 컵 우승까지 이은 WH게이밍, 그리고 젠지e스포츠의 황세종과 이지환 등 새로운 얼굴이 활력을 불어넣은 바 있다. 'FC 온라인' 프로게이머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김관형은 'FC 온라인' e스포츠의 선배 입장에서 신예의 등장을 반가워했다. 또, 경쟁자 입장에서는 이들의 존재에 큰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말했다.

eK리그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있는 김관형.
eK리그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있는 김관형.
김관형은 "신예들의 등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잘하면은 리그가 활성화되기 좋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좋게 보고 있다"며 "또, 저희 선수들 입장에서도 이렇게 계속 강력한 라이벌이 나온다면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신예 선수들이 계속해서 더 많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하며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eK리그 챔피언십. 도전자를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최근 열린 FC 온라인 얼티밋 매치(FUM)서 곽준혁이 우승하고, 박찬화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등 kt 역시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관형은 "마지막 국제대회 때 4강에서 지고 피드백을 많이 했다"며 "비시즌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하자고 이야기했다. FUM에서 준혁이와 찬화가 올라온 경기력을 보인 건, 보완해 가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동생들의 좋은 경기력에 미소 지은 김관형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더욱 큰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저희가 못할 때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린다. 매번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국제대회 때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점을 저희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보완하는 중이다"라며 "내년에는 조금 더 완벽한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항상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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