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CL서 2023시즌을 시작한 서대길은 리그를 폭격했다. 다른 팀 선수보다 월등한 실력을 보였고, 1군에 있던 '파덕' 박석현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콜업은 없었다. 서대길은 당시 현장 인터뷰서 "사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그런데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거보다 힘든 일이 있을 거 같았다. '이 정도로 힘들면 안 된다. 주어진 상황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 kt만 보고 있었다
DRX를 떠난 서대길은 LPL로 향했다. '라이프' 김정민과 FPX에 입단한 서대길은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2024년 FPX는 신인왕을 차지했던 정글러 '밀키웨이' 차이쯔쥔이 주목받았지만, 서대길과 김정민도 바텀에서 제 역할을 했다.
특히 서대길은 징동 게이밍과의 경기서 승리하며 '룰러' 박재혁(현 젠지e스포츠)을 상대로 4년 만에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FPX를 2024 LPL 스프링과 서머서 플레이오프로 이끈 서대길은 LPL 잔류가 예상됐지만, LCK 복귀를 선언했다. 그리고 새로운 팀으로 kt 롤스터를 선택했다.
"식사, 언어 등 LPL 생활이 쉽지 않아서 LCK로 복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2022년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어느 라인이 중요하고 소홀해졌는지 그런 것도 보이기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 kt라는 팀이 내게 딱 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팀은 제쳐두고 kt만 보고 있었던 거 같다."
새로운 환경서 경기하는 건 쉽지 않았다. 언어부터 먹는 것, 그리고 솔로랭크까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서대길은 "중국에 있던 1년 동안 많은 걸 배웠다. 팀원들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게 노력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걸 보면서 '내가 해온 게 틀리지 않았다'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 올해보다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kt에 입단한 서대길은 2025시즌 2군에서 올라온 '웨이' 한길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한길은 '퍼펙트' 이승민과 함께 kt 최고 유망주이며 강동훈 전 감독이 지난해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시켜 훈련을 시킬 정도로 팀에서 애지중지하는 선수다.
서대길은 "사실 LCKCL에 있을 때는 제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 팀 선수 플레이에 신경 쓰지 않은 게 사실이다"라며 "그렇지만 솔로랭크에서 만났을 때는 엄청 잘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라며 '웨이'의 플레이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돌고 돌아 다시 LCK로 복귀했다. 1년간은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고 올해는 타지 생활을 했다. kt에 합류한 서대길은 '웨이' 뿐만 아니라 '비디디' 곽보성과 '커즈' 문우찬과 함께한다.
서대길은 "설렌다. 빨리 경기를 하고 싶고 잘하는 선수와 섞여서 하다 보면 플레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며 "마음 편안하게 하면 될 거 같다"며 로스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대길은 이제 안정적인 팀을 찾은 거 같다는 질문에 "올해는 게임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생각만 했는데 내년은 걱정되는 건 없다"면서 "그냥 올해보다는 더 잘할 거 같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 롤드컵에 가고 싶어요
서대길은 새로운 선수들과 합을 맞추는 것이기에 시즌 초반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팀 분위기를 봤을 때 중반부터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서대길의 2025시즌 목표는 롤드컵에 출전하는 것이다. 그는 디플러스 기아 시절인 2022년 이후 큰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서대길은 "아직 결과를 생각하는 건 이른 게 사실이다"라며 "최대한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팬 분들도 많이 응원해 주면 좋겠다. 같이 즐겁게 한 해 잘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