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가 만난 사람] '와디드' 김배인, "상처 준 모든 이에게 사죄하고파"](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2214455702294b91e133c1f61742314.jpg&nmt=27)
이후 로그, 플라이퀘스트, 그리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김배인은 2020년 LCK 스프링부터 분석 데스크서 활동했다. 분석 데스크와 함께 해설자를 병행했다. 거침없는 이야기에 '와카콜라'라는 별명도 얻었다. 2021년 라틴 아메리카 리그(LLA) 올 나이츠에 입단하며 LCK를 떠난 그는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 내가 필요로 한 곳 있어 다행
군 전역 이후 돌아온 김배인은 2025 LCK 글로벌 분석 데스크서 활동 중이다. 그의 역할은 두 가지다. '울프' 울프 슈뢰더', '옥스' 댄 해리든, '브랜든' 브랜든 발데스, 호스트(진행자)인 '디곤' 다니엘 곤잘레스 등과 함께 글로벌 팬들을 위해 LCK 경기를 분석한다. 승리 인터뷰할 때는 박지선 PD를 대신해 통역사로 나선다.
"내가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LCK 글로벌 크루들이 너무 잘 도와주고 있다. 방송이 글로벌 팬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그쪽 문화에 맞게 하고 있다. 예전에는 유럽 등 글로벌 팬을 상대로 했던 걸 한국에 접목하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쪽에 맞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편하게 하고 있다."
2012년 LoL 챔피언스로 시작된 LCK는 처음부터 글로벌 방송을 시작했다. 한국어 방송은 3인 체제이지만, 글로벌 방송은 2인 체제였다. 북미, 유럽과 달리 LCK서 분석 데스크를 도입한 건 2020년이 지나서였다. 디스전을 펼치고 직설적으로 분석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LCK 글로벌 분석 데스크는 정석을 중시한다.
"재미있게 할 때는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진지함이 필요할 때는 진지하게 한다. 비판이 필요할 때는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LCK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대상이 한국이 아닌 글로벌이기에 '재미있게 하자'라는 건 베이스로 깔려있다."
김배인은 다른 지역 리그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고 했다. 김배인이 참고하는 LEC 분석 데스크는 LoL e스포츠 5대 리그 중 최고로 평가받는다.
"LEC의 경우 세트가 끝나면 곧바로 인터뷰어가 승리 팀 선수를 만나서 소감을 물어본다. 그 부분이 신기했다. 경기가 끝난 건 아니지만 승패에 대한 감정이 곧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승리 팀과 패배 팀 선수를 한 명씩 불러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진행자는 패한 선수에게 왜 경기에 졌는지 대놓고 물어본다. 선수와 팬이 다 같이 어우러지는 거 같아 보기 좋았다. 다만 한국서는 절대 못 할 거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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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인은 LCK 글로벌 방송서 분석 데스크와 함께 G2 e스포츠 소속으로 LEC서 '공동 스트리머(co-streamer)'로 활동 중이다. '공동 스트리머'가 되면 자기 채널서 리그를 직접 중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라이엇 게임즈가 몇 년 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등 국제대회서 시작했다. 최근에는 LEC와 LTA 등 다른 지역서도 '공동 스트리머'를 도입하는 등 영역이 넓어졌다. 김배인은 LEC '공동 스트리머'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공교롭게도 예전 소속팀인 G2 e스포츠의 도움을 받았다.
"LEC 중계는 우연히 시작됐다. 작년에 유럽으로 여행을 갔다. 가는 김에 독일을 한번 들러볼까 해서 SNS에 글을 올렸다. 글을 본 G2에서 베를린에 오면 숙소에서 재워주겠다며 연락이 왔다. G2 숙소에서 지내면서 협업 제안을 받았다. 판이 커지면서 1년 내내 스트리머로 활동하게 됐다. 지금 여러 가지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다. G2가 저를 위해 배려해 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팀을 떠난 지 7년이 됐지만 아직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2018년 롤드컵 8강전서는 최고의 '업셋(예상을 깨고 약체 팀이 강한 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걸 의미)' 경기도 만들었다. G2와 RNG의 경기는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김배인은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는 팬과 그런 걸 잊지 않고 챙겨주는 팀이 있는 건 행운이라고 했다.
◆ 꾸준히 자원봉사 활동 중
지난 2022년 1월 LCK 분석 데스크와 해설자를 오가며 활동하던 김배인은 큰 실수를 했다. 인플루언서 e스포츠 대회인 '자낳대'에 감독으로 참여했다가 문제를 일으켰다. 팬과 스트리머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
외부 활동을 중단한 그는 군에 입대했다. 5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했다. 이후 작년 경주에서 열린 LCK 글로벌 방송으로 돌아온 그는 모든 행동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표정도 어두웠다. 당시 부모님은 그에게 '숨지 말고 잘못이 있으면 용서를 구해라'고 조언했다.
부모님의 이야기에 크게 와닿은 그는 보육원 자원봉사 팀을 만들었다. 현재까지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소규모로 시작한 팀의 규모는 커졌다. 이제는 e스포츠에서 활동 중인 관계자들도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와디드' 김배인, "상처 준 모든 이에게 사죄하고파"](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2214465508235b91e133c1f61742314.jpg&nmt=27)
한순간의 잘못으로 밑바닥을 경험한 김배인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왔다. '울프', '옥스', '브랜든' 등 분석 데스크와 중계를 오가는 다른 해설자들과 달리 그는 분석 데스크서만 활동 중이다. 예전처럼 해설자 욕심은 없는 걸까?
"자원봉사를 통해 나를 되새김질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또 '제가 바뀌었어요'라며 어필하더라도 사실 그게 말뿐이라고 한다면 저라도 믿지 않을 거 같다. 해설에 대한 욕심은 없다. 대중이나 팬들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 지금은 제가 잘할 수 있고 필요한 부분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많은 풍파를 겪으면서 깨달은 게 많았다. LCK 해설자와 분석 데스크를 오가며 활동했던 2021년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활동했다면 지금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깨달은 게 많았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은 분의 응원을 통해 힘을 많이 얻었다. 계속 '저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는 걸 보여줘야 할 거 같다. 언젠가는 그때 일 이후로 제가 상처를 줬던 시청자 등 모든 분에게 사죄하고 용서받는 게 최종 목표일 거 같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