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LOL STAR'에서는 KT 롤스터 애로우즈 '루키' 송의진을 만나봤습니다. 팀에서 장난꾸러기 막내이지만 송의진은 경기에 임하면 한 없이 진지합니다. 무엇보다 지는 것을 싫어하는 송의진은 롤챔스 2차 예선 프라임 옵티머스전 패배 이후 누구를 만나도 방심하지 않게 됐다고 하는데요. 데뷔 후 첫 롤챔스 본선에 오른 송의진은 이번 시즌 SK텔레콤 T1 K의 독주를 막고 더불어 '페이커' 이상혁까지 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보급형 페이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송의진이 '페이커 킬러'로 부상할 수 있을 지 기대해 봅니다.
이번에 'LOL STAR'를 찾은 손님은 e스포츠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사람입니다. 게이머나 게임단 관계자가 아니라 만화가이기 때문이지요. 네이버에서 화제를 모으며 연재를 시작한 '롤 챔스터즈'의 정태훈 작가를 모셨습니다.
e스포츠 초창기부터 팬이었다는 정태훈 작가는 e스포츠가 내뿜는 젊은 에너지가 좋아 경기장을 자주 찾았다고 합니다. 물론 경기를 챙겨 보는 것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롤 챔스터즈' 프롤로그를 보면 LOL의 팬이 아니라면 모르는 내용들이 수두룩합니다. 스포츠 작품 경력이 있고 LOL까지 잘 알고 있는 정태훈 작가는 '롤 챔스터즈'를 맡을 적임자였던 것이지요. '롤 챔스터즈'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는 정태훈 작가와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안녕하세요. 인사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태훈=반갑습니다. '롤 챔스터즈'를 연재하게 된 중고 신인 정태훈입니다(웃음). 그동안 스포츠 관련 웹툰을 많이 그렸어요. 원래 스포츠 만화를 그리려고 했던 건 아닌데 어떻게 하다보니 계속 스포츠 관련 작품만 했네요.
스포츠 만화를 그리려고 했던 건 아니라고요? 그동안 그리셨던 작품들을 보니 대부분 스포츠 만화고 축구, 야구, 농구 등 종목도 다양하던데.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신 게 아닌가요?
정태훈=스포츠는 좋아하죠. 특히 축구를 가장 좋아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게 스포츠 작품을 많이 한 거에요(웃음). 아무래도 스포츠는 뽑아낼 소재가 많다보니 작품활동을 하기가 수월했어요. 그런데 '롤 챔스터즈'는 조금 힘들었어요. 프라임 옵티머스나 마이더스 피오같은 신생팀들은 정보가 거의 없잖아요.
원래 e스포츠에도관심이 있었나요?
정태훈=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부터 정말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는 코엑스에 자주 갔어요. 지금은 용산에 경기장이 있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는 코엑스에 경기장이 있었잖아요. 이후 스타크래프트2, LOL까지 게임도 많이 했어요.
작가님은 e스포츠의 어떤 매력에 빠지셨나요.
정태훈=사실 축구나 야구는 소극적인 사람들이 덤비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e스포츠는 접근하기가 쉽잖아요. 학연, 지연 그런 것도 없고(웃음). 젋은 에너지,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처음 네이버 e스포츠면 메인에 LOL 관련 웹툰이 올라왔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롤 챔스터즈' 연재 배경이 궁금한데요.
정태훈=다음에서 야구 만화를 연재하는 친구가 LOL을 하냐고 묻더니 LOL과 관련된 만화 샘플을 네이버에 보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부터 얘기가 잘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제게 제의가 온 것은 아니었어요. 네이버 쪽에서 스포츠 전문 작가들에게 제의를 했는데 그들은 LOL을 몰랐어요(웃음). 두 명을 거쳐 제게 기회가 온 셈이죠.
프롤로그부터 팬들의 반응이 대단했어요.
정태훈=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걸 보니 인기가 체감이 됩니다. LOL을 모르는 지인들은 프롤로그를 보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형은 제가 네이버 스포츠에 만화를 연재한다고 하니까 당연히 축구 만화인줄 알았다고 그랬고요(웃음).
나이스게임TV 홀스 사장님도 '롤 챔스터즈'에 관심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NLB도 언급해 달라면서요(웃음).
정태훈=NLB까지 담기엔 아직 무리겠죠? 연재 횟수가 늘고 여력이 있다면, 그리고 소재만 좋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경기가 나와주면 저야 좋죠. 물론 네이버와 합의된 내용은 아니에요(웃음).
프롤로그에 롤챔스 본선에 출전한 16개팀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한 팀당 한 컷인데 지난 대회부터 예선까지 경기를 보지 않았다면 모르는 내용들이 모두 담겨있더라고요.
정태훈=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때 KT, 홍진호의 골수팬이었어요. 경기 보는 걸 좋아했죠. 스타크래프트2 때도 경기장을 많이 찾았어요. 곰TV 스튜디오가 목동에 있을 때 태발 작가와 엄청 다녔죠. LOL은 심도 깊게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용은 다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봤어요.
평소에 LOL은 즐겨하는 편인가요?
정태훈=게임 자체를 엄청나게 좋아해요. 못해서 문제죠(웃음). 실력은 '언랭'이에요. 랭크 게임은 마음이 약해서 못해요. 제일 좋아하는 건 칼바람 나락이고요.
지인들과 함께 할 때 더 재미있는 게 LOL이죠.
정태훈=LOL에 너무 빠져서 원고 마감까지 못하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결국 눈물을 흘리면 계정 삭제를 하더라고요(웃음). 모 유명 작가는 일반 게임은 절대 안하고 여자 친구와 커스텀으로 1대1만 해요. 둘이서 꾸준히 하더라고요.
IM 컷에서 '라일락', CJ 블레이즈 컷 '앰비션' 부분에서 웃었어요. 개그 센스도 뛰어나신 것 같은데요?
정태훈=개그가 제일 약해요. 말하고 떠들고 노는 건 좋아하는데 만화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지인들은 아기자기한 제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를 알면 매치가 안되니까요(웃음).
이제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LOL 경기가 펼쳐집니다. 소재가 많이 나오는 것은 좋지만 마감은 언제 하나요(웃음).
정태훈=월요일 오전에 올라가니까 데드 라인을 일요일 밤으로 잡았어요. 하루 반만에 다 끝내야 해요. 어쩔 수 없죠. 경기를 안 볼 수는 없으니까요.
작업을 하면서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을텐데요.
정태훈=선수들이 다 선수들이 다 비슷하게 생겨서 잘 구분이 안돼요(웃음). 어떻게 선수들을 구분해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몇몇은 챔피언으로 그렸는데 다 알아보더라고요. '리븐하면 페이커' 그런 특징을 살렸는데 알아봐주시니까 마음이 놓였어요.
작가님이 '롤 챔스터즈'를 통해서 선수들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정태훈=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라일락' 전호진처럼 오래 있었던 선수들 위주로요.
주 1회 연재입니다. 한 회에 롤챔스와 마스터즈를 모두 녹여내려면 만만찮을 것 같아요.
정태훈=다 집어넣을 순 없고 핫한 이슈들 위주로 뽑아낼 생각이에요.
'롤 챔스터즈'는 어떤 방식으로 연재되나요?
정태훈=샘플에는 4컷도 있었는데 딱히 국한 두진 않으려고요. 형식에 맞추다보면 보여주고 싶은 걸 다 그리지 못할 것 같아서요.
야구 웹툰을 그리는 바운스 킴이나 최의민 작가처럼 패러디와 풍자 형식으로 연재해도 재미있을 듯 한데요.
정태훈=어느 순간 들어가겠죠. 비슷하게 하면서 그렇게 묻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LOL e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만 아는 내용이겠지만 말이죠.
최훈 작가는 한 컷에도 많은 내용을 함축하곤 했잖아요. 그런 방식도 생각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정태훈=그렇죠. 구구절절 설명하면 분량이 많아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한 컷에 많은 것을 담아내야죠. 그래야 저도 편하고요. 네이버는 스포츠 카툰이 따로 없어요. 최훈, 조석 작가 다음이 저라서 네이버 쪽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무섭게 말하길래 안한다고 할까 고민을 하기도 했어요(웃음).
'롤 챔스터즈' 1화는 '카카오' 이병권의 귤 세리머니가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병권 같은 선수가 두 명만 더 있어도 소재 발굴은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요.
정태훈=EPL을 보면 감독들이 일주일 전부터 입씨름을 하잖아요. e스포츠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도발하고, 이기고 나서 세리머니하고. 선수들이 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예전에는 '막눈' 윤하운, '로코도코' 최윤섭, '링' 정윤성 등 개성있는 선수들이 많았죠. 지금 선수들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졌으면 해요.
참, 얼마 전에 김성모 작가의 '롤짱'이 라이선스 문제로 화제가 됐잖아요? '롤 챔스터즈'는 어떤가요?
정태훈=네이버에 따로 물어보진 않았어요. '롤 챔스터즈'는 LOL이지만 e스포츠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야구 만화에서 선수를 그린다고 초상권을 언급하진 않잖아요. LOL 세계관은 건드리지 않을 거에요.
혹시 응원하는 팀이 있으신가요?
정태훈=CJ 엔투스 프로스트 팬이에요. 특히 '매드라이프' 홍민기 선수를 가장 좋아합니다. '서포터 캐리'라는 걸 처음으로 보여줬을 때 정말 굉장했죠. 최근 잠깐 주춤했을 때는 가슴이 아팠어요. 이번 시즌엔 CJ 프로스트가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어요.
최훈 작가의 프로야구 웹툰이 야구 붐업과 함께 야구 인기 상승에 한 몫했잖아요. '롤 챔스터즈' 역시 마찬가지일 듯 해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정태훈=처음에는 부담이 하나도 없었어요. 늘 해오던 일이었으니까요. 솔직히 이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역시 네이버의 힘은 크구나(웃음). 시즌이 끝나고 나면 뒷이야기도 그려보고 싶어요. 숙소 탐방기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아직 아무 것도 얘기된 것은 없지만 '롤 챔스터즈'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내고 싶습니다. '롤 챔스터즈' 많이 사랑해 주세요.
글=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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