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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조작 여론은 이제 그만

침통한 표정의 SK텔레콤 T1 최병훈 감독.
침통한 표정의 SK텔레콤 T1 최병훈 감독.
최근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리그는 '조작'이라는 이름 아래 몸살을 앓았다. 근거없이 경기를 조작으로 몰고 가는 일부 몰지각한 팬들의 손에 리그와 방송사는 물론 선수들의 마음까지 멍들었다.

언제나 조작 여론을 형성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미미했고, 또 오래가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번 핫식스 롤챔스 스프링 2014는 그 정도가 유난히 심했다. SK텔레콤 K와 S 형제팀이 같은 조에 편성됐고 개막전에서 두 팀이 무승부를 이루자 몇몇 팬들이 조작 여론을 일으켰다. 두 팀이 함께 올라가기 위해 승부조작을 한 게 아니냐는 말과 함께.

SK텔레콤 LOL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유난히 커뮤니티는 시끄러웠다. 조작 여론으로 SK텔레콤 코칭 스태프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말로 다할 수 없었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던 선수들은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었다. 결국 S는 16강, K는 8강에서 탈락했다.

지난주 한국e스포츠협회와 온게임넷은 SK텔레콤 S와 K 경기 당시 음성 채팅 파일을 공개했다. 매체 관계자들을 비롯해 팬들의 입장도 허용된 자리였다. 하지만 정작 커뮤니티에서 조작 여론을 이끌던 무리는 현장에 오지도 않았다. 그토록 조작이 의심된다면 협회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논리를 펼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는데 말이다.

음성 채팅 공개만으로 모든 조작 의심이 사라질 리는 만무하다. 의심을 하려면 끝도 없다. 하지만 음성 채팅이 공개된 날에도 커뮤니티에서 조작 의심을 품고 있는 이들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이들은 단순히 물어뜯을 무언가가 필요해 보일 뿐이었다.

오래된 e스포츠 팬이라면 가장 혐오하는 단어가 조작일 것이다. 한창 잘 나가던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리그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게 조작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들, 리그에서 활동하는 팀과 선수들의 노력으로 e스포츠 업계에 생긴 상처는 겨우 아물었고, LOL의 인기와 함께 힙겹게 고개를 들고 있는 이 때 또 한 번 상처를 내려는 팬들. 이들을 팬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단순히 재미로 조작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 최병훈 감독은 음성 채팅 공개 당일 그런 말을 했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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