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삼성 갤럭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팀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데요. 해외에서는 어떤 팀들이 잘나가는지 궁금하신가요? 걱정은 이제 그만! 마침 북미와 유럽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가 스프링 시즌을 마무리 했습니다. 금주 '초브라의 롤월드'에서는 북미와 유럽 우승팀인 C9(클라우드 나인, 이하 C9)과 프나틱(이하 Fnatic)을 만나보겠습니다.
◆북미 LCS : Cloud9은 여전히 무적
북미 LCS팬들은 스프링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과연 이번 시즌에는 C9이 무너질 것인가라는 기대 또는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가능성은 있어 보였어요. TSM도 'Bjergsen'의 합류로 시즌 내내 한층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고 CLG 또한 본인들의 색깔을 새로 찾은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C9은 Dignitas를 이긴 Curse를 손쉽게 2대0으로 이긴 후 결승에 진출했고 CLG와 TSM은 또 한번 준결승에서 만났습니다. 흥미진진한 경기 속에 TSM이 2대1승리를 거두고 C9과 결승에서 격돌했죠.
지난 시즌은 C9의 독주체제였습니다. 그랬던 C9이 이번 시즌에는 간신히 2승 차이로 TSM에게 앞선 채 시즌을 마무리 한 상황이라 모두가 포스트시즌 결승 결과에 집중했어요. 하지만 TSM은 다시 한 번 C9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3대0으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C9은 또 한 번 '북미의 제왕'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4.5패치로 치러진 첫 경기에서 C9은 무조건 새로운 전략과 픽을 선보이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기존에 익숙했던 플레이를 새로운 환경에 적절하게 녹여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야생의 섬광'이라는 새로운 정글 아이템의 등장했고, 많은 사람들이 'Meteos'가 이를 굉장히 잘 활용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Meteos'는 꾸준히 엘리스를 선택했고 아이템 빌드도 기존에 추구하던 방어형 빌드로 갔습니다. 물론 KDA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죠.
1세트에서 C9선수들은 모두 무난한 픽을 선보였습니다. 탑 트런들, 미드 르블랑, 루시안 원딜에 북미/유럽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르가나 서포터를 골랐습니다. 2세트에는 탑 잭스와 그레이브즈 원딜을 보여줬지만 4.5패치에서 잭스가 강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고, 'Sneaky'는 오래 전부터 그레이브즈를 선호한 선수라 놀라운 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세트에서는'Hai'가 4.5패치를 통해 대회로 돌아온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택하며 패치가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는 것을 모두에게 인식 시켰지만 여전히 C9은 싱글 타깃 데미지 콘셉트를 보여줬습니다.
1세트, 르블랑/엘리스/모르가나; 2세트, 엘리스/그레이브즈/모르가나; 3세트, 엘리스/트위스티드 페이트/모르가나/케이틀린. 이런 모습을 보면 C9은 많은 변화가 있었던 4.5 패치에서도 본인들의 색깔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조합과 전략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매우 성공적이었지요.
반면 TSM은 신 짜오와 코르키 등 4.5패치에서 '혹시나 좋지 않을까'하는 픽을 선보였어요. 저도 이론상으로는 4.5패치로 인해 이 챔피언들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TSM은 각 챔피언 픽에 너무 집중해서 색깔을 잃고 말았습니다. 3세트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니달리와 카르마는 '포킹 조합'에 정말 적절한 픽이지만 그레이브즈, 레넥톤은 '포킹 조합'하면 바로 생각나는 챔피언들은 아닙니다. 1, 2세트에서도 신 짜오를 택한 것을 보며 '야생의 섬광'을 다루는 것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이템의 강점을 확실히 소화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경기력이였습니다.
스프링 시즌에서 우승한 C9. 이번에는 올스타전에서 똑같은 경기력으로 북미 LCS의 성장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까요? 본인들의 의도대로 픽을 하고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둘 것 입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 흐름을 볼 때 전략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갖춘 팀이 무조건 승리한다는 게 사실입니다. 과연 C9이 새로운 전략과 픽을 준비해 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유럽 LCS : Fnatic, 드디어 암살자 메타를 벗어난 것일까?
유럽 포스트시즌은 시작부터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항상 중요한 순간마다 승리를 거뒀던 Gambit이 첫 라운드에서 0대2로 Roccat에게 패배했죠. 이를 보고 이번 유럽의 스프링 시즌은 어느 때보다도 상위권 팀을 가리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준결승에서도 두 경기 모두 2대1 결과가 나오면서 유럽팀들이 얼만큼 서로 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힘든 길을 거친 후 결국 결승에서 만난 두 팀은 SK와 Fnatic이었습니다. 지난 회에서는 SK가 왜 유럽 1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는지 분석해봤습니다. 반면 Fnatic은 역사가 참 깊은 팀인데요. 지난 시즌3 롤드컵에서도 좋은 실력을 보여준 Fnatic은 2014 스프링 시즌 초반에는 힘겨운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메타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스코어는 3대1, Fnatic의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SK 팬들은 2세트에서 Fnatic이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 아쉽겠지만 결론적으로 Fnatic은 왜 자신들이 지금 유럽 최강인지 결승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한동안 Fnatic은 물론 굉장한 팀이지만 암살자 메타에서만 살아남을수 있는 팀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1세트에서는 똑같은 모습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어요. 'xPeke'의 르블랑, 'Cyanide'의 카직스 등 '낚시'를 통해 적 챔피언 하나를 바로 제거하면서 승기를 잡았죠.
하지만 2세트에서는 적이 굉장히 강력한 '전투 조합'으로 앞서는 가운데 침착한 플레이와 포지션으로 본인들의 '포킹 조합'을 성공적인 '전투 조합'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가장 놀라운 경기는 4세트입니다. 암살자가 없으면 전투를 할 수 없는 선수들로 알려진 'xPeke'와 'sOAZ'는 4세트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니달리의 창이 있다면 암살자나 다름 없다는 듯 'xPeke'는 중요한 순간마다 창을 다 맞추며 케이틀린, 룰루, 니달리 '포킹 조합'을 너무나도 무서운 '암살 조합'으로 만들었습니다.
유럽도 북미와 같이 신 짜오 정글을 괜찮게 평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SK와 Fnatic의 결승전에서 Fnatic이 카직스를 먼저 고르고 리 신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SK가 소나와 징크스를 픽한 것은 큰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Svenskeren'이 리 신을 플레이하지 않는 선수도 아니고, 적 팀이 카르마를 먼저 골랐을 때 꼭 서포터를 먼저 택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갔죠. 물론 해외에서는 다시 또 카르마를 미드에 세우는 팀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Fnatic의 'xPeke'는 카르마 미드를 별로 좋아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여러가지로 아무리 신 짜오 정글 카드가 있다고 해도 리 신을 포기할 만큼의 안전한 픽으로는 생각이 안됐습니다.
유럽은 여전히 미드가 볼거리라고 생각되네요. 이번 포스트시즌만 해도 아칼리, 카서스, 제드, 피즈 등 오랜만에 보이는 미드 챔피언들이 나왔습니다. 메타, 패치를 모두 떠나 이런 픽은 무엇보다도 본인들의 미드 라이너를 100% 믿을 수 있다는 영향이 제일 크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세계 최고의 선수가 아칼리를 택한다면 팬들에게 놀라움과 기대를 부르는 픽일 것입니다. 'xPeke'는 여전히 뛰어난 게임 센스로 팀을 캐리할수 있는, 유럽에서는 독특한 미드 라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유럽도 북미와 같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새롭게 4.5패치에서 경기를 치렀습니다.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암살자 콘셉트에서 패치를 통해 참신한 여러 모습을 보여준 Fnatic. 과연 시즌1 롤드컵 챔피언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일단 Fnatic은 스프링 챔피언으로서 올스타전 출전하는 만큼 새로운 모습을 기대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번 세계 무대에서 만난 C9과 Fnatic : 올스타전 결과는?
이렇게 북미와 유럽 LCS의 스프링 시즌이 막을 내렸고, 올스타전에 진출하는 팀들도 모두 선정됐습니다. 북미에서는 C9, 유럽에서는 Fnatic이 진출했는데요.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부진했던 북미와 유럽이 과연 이번에는 어떤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한국에서는 4.5패치로 인해 상당히 많은 부분이 변화했죠.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발달했을지 궁금하네요. 무엇보다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SKT T1 K와는 한 번도 공식전을 갖지 않았던 북미와 유럽의 최강 두 팀!
좋은 모습 기대해보겠습니다.
기고=초브라(조한규·온게임넷 글로벌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