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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눈물의 온도

[기자석] 눈물의 온도
지난주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업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SK텔레콤 T1 K가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나진 실드에게 무너지면서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그동안 SK텔레콤 K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페이커' 이상혁이 건재한 상황이었다.

나진 실드는 롤챔스 서머 16강에서 3무에 그쳤고, 8강에서 KT 롤스터 애로우즈에게 역전패를 당하는 등 지난 스프링 시즌 준우승팀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롤드컵 대표 선발전 출전은 확정 지었지만 당시만 해도 나진 실드가 롤드컵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나진 실드는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KT 불리츠, 애로우즈를 연달아 3대0으로 완파했다. 그리고는 끝내 SK텔레콤 K까지 무너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나진 실드는 그동안 SK텔레콤 K를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상대 전적 0대7, 그야말로 완벽한 열세에 있었다. 나진 실드가 KT 형제팀, 그것도 서머 시즌 우승팀인 애로우즈까지 3대0으로 완파하긴 했지만 천적 SK텔레콤 K까지 꺾으리라 예상하긴 힘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나진 실드의 롤드컵 진출에는 채우철 코치의 역할이 컸다. 나진 실드의 승리 후 선수들은 언제나 채우철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밴픽부터 신규 챔피언 발굴, 멘탈 케어까지 나진 실드의 비상은 채우철 코치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 출신인 채우철 코치는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 SK텔레콤 T1 김정균 코치, 삼성 갤럭시 윤성영 코치 등 선수 출신 코치들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승승장구하는 동안 채우철 코치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 스프링 시즌 팀을 결승에 올려놨지만 준우승에 그치면서 고개를 떨궜다.

나진 실드가 롤드컵 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SK텔레콤 K를 꺾고 창단 첫 롤드컵 진출을 이뤄내자 채우철 코치는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강범현을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는 채우철 코치를 보면서 팬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채우철 코치의 눈물, 그것은 LOL만 바라보고 살아온 한 남자의 뜨거운 열정이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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