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ecial의 운명
CLG는 LCS 마지막 주 Super Week를 앞두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고, 'Seraph'의 비자 관련 문제로 모두가 한국에 들어와 집중 훈련을 거쳤죠. CLG 팬들은 실망에 익숙하다고 농담하면서도 기대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온게임넷 트롤쇼 촬영 때 'LiNK'가 말했듯이 Curse는 CLG가 피하고 싶었던 상대였죠. 경기에 들어서자 그 두려움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밴픽부터 Curse는 조금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니달리 전문 'Seraph'를 상대로 자신있게 니달리를 꺼내든 'Quas', 너무 수비적인 면이 있다는 'Cop'의 서포터로서 보호자 질리언을 픽한 'Xpecial', 개인기를 선보일수 있는 '야스오'를 픽한 'Voyboy'까지! 'Xpecial'이 들어간 이후부터 새롭게 진화한 Curse는 롤드컵을 향해 달렸습니다. 'CLG 저격수'로 불리는 'Xpecial'은 Curse에서도 CLG를 3대0으로 물리쳤습니다. CLG팬들은 다시 한 번 실망을 안았고, 그렇게 시즌이 마무리 됐습니다. CLG는 이후 Dignitas와 5~6위 결정전에서 패배했고, 이제 강등위기에 놓이게 됐죠.
비록 Cloud9에게 패하며 롤드컵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Curse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언제나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 모였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Curse는 CLG와의 경기에서 팀으로서 성장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완벽한 팀워크가 돋보였지요. 'Quas'는 다양한 챔피언으로 팀에 도움을 줬고, 'IWillDominate'도 'Dexter'의 이블린 정글을 정확히 추적하며 CLG를 무너뜨리는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그러고보니 TSM에서 팀을 옮긴 'Xpecial'은 이번 포스트시즌이 무척이나 아쉬웠을 것 같네요.
◆TSM이 돌아왔다
시즌 2 이후 TSM은 더이상 북미의 최강팀으로 불리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작년부터 여러가지 멘트와 팀 내 이슈로 LOL 업계의 악역을 맡았다고 볼 수 있는 팀이죠. 올해 시즌4 중반에는 'Locodoco' 최윤섭을 코치로 영입하며 다시 한 번 이슈가 됐는데요. 여기에 'Gleeb' 대신 'Lustboy'를 들이면서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까지 보였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TSM이 아니겠죠? CLG의 패배 후 TSM 사장님이자 감독인 'Reginald'가 CLG '몬테크리스토' 코치를 향한 직설적인 지적을 비디오로 올리면서 또 화제가 됐습니다. 커뮤니티는 반으로 갈렸습니다. 'Reginald'의 멘트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Reginald' 본인은 후회하지 않을 결과가 이뤄졌습니다.
TSM은 8강에서 Dignitas를 상대로 3대1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성적 자체는 좋았지만 바론을 5번 이상 내주는 등 불안한 플레이로 팬들의 확신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4강에서는 이번 시즌 북미의 새로운 강자 LMQ를 만났죠. 언제나 매서운 전투와 끊임없는 압박으로 게임을 주도하는 LMQ를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예상하기 힘든 경기에서 TSM은 다시 한 번 승리를 맛봤습니다. 4회 연속 롤드컵 진출을 달성한 뜻깊은 승리였지요.
TSM은 결승에서 C9과 맞붙었습니다. 상대 전적상으로는 C9이 우세한 상황. 하지만 기세를 탄 TSM은 달랐습니다. 마지막 세트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C9과 싸운 TSM은 마치 드라마 같은 경기를 만들어냈습니다. 'WildTurtle'의 트리스타나가 쿼드라 킬을 달성하면서 TSM은 결국 북미 왕좌를 되찾았지요.
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에게 TSM은 LOL 업계의 악역으로 인식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쨌든 가장 큰 이슈를 몰고 다니는 팀인것 같습니다. 2년 만에 북미 톱 시드를 받고 롤드컵에 진출한 TSM. 최윤섭 코치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무대에서 기쁜 감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 무뚝뚝한 표정으로 유명한 'Dyrus'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북미의 희망
Curse는 아쉽게도 3~4위전에서 LMQ에게 2대3으로 패배하며 롤드컵의 꿈을 접었습니다. Curse도 'Voyboy', 'Xpecial' 등 북미에서 사랑받는 선수들이 있고 많은 성장을 보였지만 내년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LMQ의 진출로 인해 북미 지역 팬들은 올해 롤드컵에 대한 희망이 커졌습니다. LMQ는 북미 지역을 대표하지만 중국 스타일을 갖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국제 대회에서 전투 집중력을 앞세워 성공을 노려볼만한 팀입니다. 또 다른 지역 1번 시드팀과 만나지 않는 이번 조편성 룰에 따라 C9과 TSM도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죠. 북미는 시즌1 이후 큰 희망을 갖고 롤드컵을 바라볼 수 있는 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점점 흥미진진해져 가고 있는데요. 유럽에서는 'Froggen'과 친구들이 꿈을 이뤄 유럽 1위를 차지했고, Fnatic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의 마지막 롤드컵 티켓 한 장은 SK게이밍이 챙겼지요. 동남아에서는 시즌2 롤드컵 우승팀 TPA가 2년 만에 정상을 향해 도전하고, ahq가 처음으로 세계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아시아 최고 미드 라이너 중 하나로 꼽히는 'Westdoor'가 있는 팀이 바로 ahq입니다. 과연 세계 무대에서 어떤 팀, 어떤 선수가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됩니다.
◆롤드컵 2014, D-13
이제 중국 지역 대표 선발전만 남았습니다. 마지막 두 팀이 결정되면 9월 18일 2014 롤드컵이 시작됩니다. 한국에서는 벌써 삼성 블루, 삼성 화이트, 나진 실드가 세계 정복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새로워진 Alliance, 롤드컵 3회 진출 Fnatic, 더욱 발전한 SK게이밍이 나서지요. 북미에서는 TSM의 귀환, 언제나 믿음이 가는 Cloud9, 그리고 전투 집중력이 좋은 LMQ가 벌써 출격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동남아의 TPA와 AHQ도 마찬가지지요. 중국에서는 어떤 팀들이 세계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까요? 9월 8일 라이엇 롤드컵 쇼에서 펼쳐질 조편성, 기대해 보시죠!
기고=초브라(조한규·온게임넷 글로벌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