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일본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재팬 리그를 진행하고 있는 산코(SANKO)의 김성환이라고 합니다.
2015년 들어 두 번째로 일본의 e스포츠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지난 3월말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재팬 리그에서 데토네이션 포커스미(이하 DeT FM)가 스프링 시즌을 제패했고 인터내셔널 와일드 카드 인비테이셔널(이하 IWCI)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보내드렸는데요.
DeT FM이 IWCI 무대에 섰습니다. DeT FM은 22일부터 터키에서 열린 IWCI 무대에서 브라질, 독립국가연합,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터키, 라틴아메리카의 대표팀들과 경기를 치렀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아직 정식 서비스되지 않고 있는 일본 팀이 국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일본 안에서 큰 기대와 관심을 받았습니다.
많은 팬들이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독립국가 연합의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하드 랜덤과의 첫 대결에서 큰 스코어 차이로 패한 DeT FM은 이어진 경기들에서 연이은 패배를 당했습니다. 관심을 갖고 있던 일본 팬들은 세계의 벽을 느끼면서 허탈감을 느꼈는데요.
대회 이틀째인 23일 새벽에 좋은 소식이 들렸습니다. 3연패를 당하고 있던 DeT FM은 라틴아메리카 대표 카오스 라틴 게이머스와 경기를 치렀습니다. DeT FM 선수들은 소극적인 운영에서 탈피해 공격적으로 전개했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과감한 합동 공격으로 상단과 하단을 장악했습니다.
상대 타워에 맞더라도 과감하게 다이브를 시도하면서 킬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죠. 드래곤과 내셔 남작 등 몬스터 관리도 성공적으로 진행한 DeT FM은 30분이 조금 넘는 시간에 넥서스를 파괴하면서 국제 대회 첫 승을 거뒀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대표팀을 제압한 뒤 기세를 탈 것이라 예상됐던 DeT FM는 오세아니아 대표인 치프스 e스포츠 클럽과 이번 대회 우승팀인 베식타스 e스포츠 클럽 등 강호를 만나 연패했습니다. 1승5패로 카오스 라틴 게이머스와 같은 성적을 거뒀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6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일본에서는 DeT FM의 활약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라이엇게임즈가 주최한 첫 공식 국제대회에 참가했고 일본 팀이 어느 정도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인지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 일본 안에 서버가 없고 여러 지역의 서버를 오가면서 연습을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1승을 거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신호가 왔다는 평가입니다.
아직 많은 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지만 추후 일본 서버가 오픈된다면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자국 리그가 더 활성화되면 급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일본은 2014년 한국에서 열리는 하부 리그인 나이스게임TV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에 자국 대회 1위 팀이 출전하면서 도전의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매 대회 출전했지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면서 실력차를 절감했지만 2015 시즌 IWCI에서 카오스 라틴 게이머스를 꺾고 1승을 거두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습니다.
IWCI 대회를 마친 이후 Det FM의 원거리딜러 'yutapongo' 스기우라 유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응원을 보내준 많은 팬들에게 감사하고 또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이것이 일본 LoL의 현주소라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라는 메세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더욱 강해지겠다는 스기우라의 다짐은 일본의 LoL e스포츠가 갖고 있는 마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리그인 LJL의 다음 시즌은 5월23일 개막될 예정입니다. Det FM을 비롯한 6개팀의 풀리그가 펼쳐집니다. 각 팀들은 멤버 교체 및 보강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리고요. 다음 시간에 재미난 일본의 e스포츠 소식을 들도 찾아오겠습니다.
김성환 산코 e스포츠 코디네이터
*사진=산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