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팀 롱주 게이밍이 새롭게 두 개의 심장을 장착했다. '플라이' 송용준과 '우리디디' 곽보성이다. 원래는 '비디디'라는 닉네임이지만 기사에서만큼은 '우리디디'로 쓰기로 했다. 인터뷰 내내 송용준이 곽보성에 대해 강력한 신뢰를 드러내며 추켜 세웠기 때문이다.
송용준과 곽보성은 돈독한 형제애를 과시했다. 한 자리의 미드 라인에 서기 위해 경쟁해야 하지만 경계심은 없었다. 송용준은 곽보성을 '우리디디'라 칭찬하고, 곽보성은 '배울 것이 많은 형'이라며 우러러본다.
LoL 월드 챔피언십 2017에 진출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두 사람. 앞에서 이끌어주는 형 송용준과 배우려는 자세로 뒤를 따르는 동생 곽보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롱주 게이밍에서 만난 형과 동생
Q 롱주 팬들에게 인사 한 마디.
A 송용준=안녕하세요. 롱주 게이밍의 '플라이' 송용준입니다. 미드 라이너입니다. 반갑습니다.
A 곽보성=안녕하세요. '비디디' 곽보성입니다. 미드 라이너고요. 반갑습니다.
Q 롱주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A 송용준=좋은 시기에 연락이 왔고, 다른 팀들을 이겨보자란 생각에 합류했어요. 해외 팀에서도 제의가 왔지만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죠. 해외는 외로울 것 같아요. 전 관심이 필요하거든요.
A 곽보성=아는 감독님을 통해 연락이 닿아서 입단했습니다.
Q 새로운 동료들과의 숙소 생활은 어떤가.
A 곽보성=CJ 엔투스에 있을 때보다 형들과의 나이 차이가 커서 조금 어려웠어요. 그런데 워낙 잘 해주시니까 편해지더라고요.
A 송용준=별로 해준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일단 숙소가 마음에 들어요. 숙소랑 연습실이 한 층 차이거든요. 연습실 가까우니까 게임을 더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선수들이랑도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Q 함께 생활하면서 이미지가 바뀐 선수는 없었나.
A 송용준= '엑스페션' 구본택 형이요. 조용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특이해요. 특히 웃음 소리가요. 들어보시면 알 거예요.
A 곽보성= 맞아요. 겉보기에는 '가을 남자' 느낌이 나거든요. 조용할 것 같은데 말 지분율 90%를 차지하고 있어요. '크래시' (이)동우 형은 조금 4차원인 것 같아요.
A 송용준= '쏭' 김상수 코치님도 조용하실 것 같았는데 붙임성이 좋으셔서 놀랐어요.
Q 가장 잘해주는 형은 누구인가.
A 곽보성=많이 챙겨주는 것은 '고릴라' 강범현 형이예요. 첫 날부터 말을 걸어준 것은 송용준 형이었어요.
Q 소속팀에 동생이 있는 것은 거의 처음 아닌가. 형과는 느낌이 다를 것 같다.
A 송용준=아주 마음에 들어요. 동생들이 있어야 제가 활동하기 편하거든요. kt 롤스터에서는 형들이랑 동갑인 '썸데이' (김)찬호가 있었는데 대하기가 어려웠어요. 동생이 있으니 심리적으로 편한 것 같아요.
Q 심부름 시키는 것은 아닌가.
A 송용준=아직은 아니예요(웃음).
Q 송용준이 4차원으로 유명한데 알고 있었나.
A 곽보성=같은 팀에서 활동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A 송용준=나? 아니야. 저 정도면 정상이예요.
A 곽보성=정상인데 4차원이예요. 솔로 랭크하면서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전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A 송용준=미드 라이너들을 죽여보려고 얌전히 연습만 하고 있어요. 솔로랭크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재밌는 에피소드는 없나.
A 송용준=워크숍에 가서 단체로 술 마시고 피자를 조금 만든 것?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그 순간이 사진처럼 떠오를 뿐이예요.
A 곽보성=초반에는 같이 앉아 있다가 나중에는 혼자 당구쳤어요. 가까이 가면 위험할 것 같았어요.
◆경쟁자가 아닌 조력자로
Q 미드 라이너의 경쟁 체제를 예상했나.
A 송용준=몰랐어요. 사실 지금도 경쟁이라기 보다는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 도움이 될 부분을 배워가는 것 같아요.
A 곽보성=(송)용준이 형이 같이 한다는 것을 알고 '많이 배울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A 송용준=제가 먼저 연락 했어요. '잘 부탁한다. 잘 해보자'라고요.
Q 경쟁에 부담은 없나.
A 송용준=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어요. (곽)보성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곽)보성이가 잘 하는 것이 있고, 제가 잘 하는 것이 있잖아요. 같이 잘 했으면 좋겠어요.
A 곽보성=CJ 때는 '스카이' 김하늘 형이 저보다 늦게 들어왔고, 신인이었기 때문에 경쟁심이 컸어요. 그런데 (송)용준이 형은 경력이 많잖아요. 경쟁심보단 많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A 송용준=다행이다.
Q 어떤 점을 배우고 있나.
A 곽보성= 예전에 연습 경기를 할 때부터 느꼈는데 게임을 되게 똑똑하게 해요. 콜도 능숙하고요. 그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A 송용준=당연한 평가인 것 같아요. 여러분, 롱주 게이밍의 미드 라이너들은 똑똑하답니다. 게임을 똑똑하게 해요.
Q 경쟁자로써 서로에 대해 평가하자면 어떤가.
A 송용준=어리고, 손가락이 되니까 잘 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잘 하는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니까 '내가 늙었나'싶더라고요. 제가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요. (김)종인이 형 정도는 돼야 나이를 체감하지 않을까요. (곽)보성이 장점은…. 어떠냐, 너? 뭐냐? 저도 모르겠어요. 요새는 라인전을 잘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잘하지?
A 곽보성=(송)용준이 형은 라인전에 치중하는 스타일이 아니예요. 다른 라인이나 정글에 영향을 주려고 하죠. 저는 라인전에 치중하는 스타일이고요.
A 송용준=나쁘지 않은 평가네요.
A 곽보성=(송)용준이 형이 아닌 척 하면서 정글을 많이 불러요. 배울 점인 것 같아요.
A 송용준=1대1 라인전만으로는 게임을 이길 수가 없잖아요. 다른 라인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경쟁 구도가 경기력에 도움이 될 것 같은지.
A 송용준=(곽)보성이가 잘 하니까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요. 서로 잘 하는 부분을 배우고, 나눌 수 있으니까요.
A 곽보성=배울 것이 많으니까 느는 것 같아요. 미드 라이너가 둘이다보니 챔피언 간의 상성이나 조합을 묻기도 편해요. 같은 라이너끼리 피드백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미드 라이너끼리만 통하는 것이 있어요.
◆송용준과 '우리디디'가 만들어갈 2017 시즌
Q 팀의 중책을 맡고 있다. 시즌 목표는 어떤가.
A 송용준=롤드컵 진출이 목표예요.
A 곽보성=일단 목표는 롤드컵이죠. 형들이 그렇게 목표를 세우고 이끌어주고 계세요. 두 번째 목표는 많이 배우는 것이고요.
Q 롱주의 플래툰 시스템이 좋은 성과를 거두진 못 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생각인가.
A 송용준=기존의 롱주는 저희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올해의 롱주는 저희가 있기 때문에 다르지 않을까 싶네요.
A 곽보성=잘 업혀 가야죠.
A 송용준=(곽)보성아, 패기있게 해야 돼.
A 곽보성=(송)용준이 형 생각에 동감합니다.
Q 롱주의 객관적인 전력을 평가하자면.
A 송용준=아직 맞춰보는 단계라서…. 잘 하겠죠? 합이 잘 맞으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개인의 피지컬은 밀리지 않거든요. 특히 '엑스페션' 구본택 형님을 믿고 있습니다. 같이 해봤는데 잘 하시더라고요.
A 곽보성=형들의 합이 잘 맞으면 3강까지 갈 것 같아요. 형들이 정말 다 잘 하시거든요.
A 송용준=맞으면 1등이죠. 미드 라인이 좀 떨어질 수도 있는데 '우리디디'가 있기 때문에 롱주는 밀리지 않을 거예요. '페이커'는 너한테 맡길게.
Q 곽보성의 자신감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데.
A 곽보성=아직까지는 배우는 자세니까요. 자신감을 가질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A 송용준=배울 것 별로 없어요. 아직 팀에 적응이 안 돼서 그런 것 같은데 친해지면 막말하고 다닐 것 같아요.
Q 두 사람을 맡게 될 정글러 '크래시' 이동우에게 한 마디 하자면.
A 송용준=잘 하자. 열심히 하자. 피지컬이 좋은 선수니까 합을 맞추고, 조금만 더 배우면 잘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어 와드 좀 잘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이)동우야, 자신감을 갖고 해라. 패기 있게.
A 곽보성=(이)동우 형이 잘 안 풀린 경기를 피드백 받을 때 시무룩해지는 것 같아요. 기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A 송용준=개인적으로는 모든 팀들을 한 번씩 이겨보는 거예요. 가장 이기고 싶은 팀은 kt 롤스터죠. '스코어' 고동빈 선수에겐 미안하지만 목 깨끗이 닦고 기다리라고 말하고 싶네요. '우리디디'가 다 쓸어버릴 거예요.
A 곽보성=1차 목표는 민폐를 끼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동료들이 신뢰해줄 때 게임이 잘 되더라고요. 2차 목표는 신뢰를 받는 것. 3차는 아무한테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추는 거예요.
A 송용준=나한텐 더이상 신뢰 안 받아도 되겠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해달라.
A 송용준=병신년 수고 많으셨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고생하셨어요. 복 많이 받으세요. 롤챔스 기대하세요. 우리 보성이가 다 죽여줄 겁니다.
A 곽보성=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22.
정리=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사진=최은비 기자 (eunbi@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