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M 측은 당초 한국 지역에서 2016년 IEM 시즌10 월드 챔피언인 SK텔레콤 T1과 IEM 시즌11 경기에서 우승한 삼성 갤럭시가 출전할 것이라 밝혔다. 두 팀은 2016년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맞대결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재대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쳐졌다.
하지만 SK텔레콤과 삼성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은 IEM 월드 챔피언십이 끝난 이후에 kt 롤스터와의 2연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을 이유로 꼽았다. SK텔레콤은 3월2일과 5일 kt 롤스터와의 경기를 연이어 치른다. IEM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할 경우 28일 오후 1시 귀국한다면 시차 적응은 물론, 짧은 연습 시간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판단,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삼성 갤럭시도 귀국 직후 치러지는 경기로 인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1일과 4일 bbq 올리버스와 연이어 경기를 치른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시차 적응과 연습 시간 부족을 이유로 가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국 지역에서 발생한 두 자리의 공석은 락스 타이거즈와 콩두 몬스터가 채웠다. 락스와 콩두의 경기 일정은 SK텔레콤, 삼성보다 더 빡빡하다. 콩두는 귀국 당일인 28일 오후 8시에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고 락스는 29일 오후 5시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주말에도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최악의 스케줄임에도 불구하고 두 팀이 IEM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이유는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다. 12일까지 1승5패의 락스와 6전 전패의 콩두는 외국 대회에라도 출전해서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 만약 그 무대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둔다면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지만 일단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
IEM 월드 챔피언십은 한국 팀들에게 위기와 기회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보여준 바 있는 대회다. 2014년 시즌8에서 kt 롤스터가 우승하면서 그 해 월드 챔피언십까지 진출하는 발판이 됐고 2015년에 출전했던 락스 타이거즈와 CJ 엔투스는 결승에도 올라가지 못하면서 국내 팬들로부터 비난을 사야 했다. 2016년 스프링 스플릿에서 부진하던 SK텔레콤은 IEM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고 스프링 우승으로 이어갔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락스와 콩두가 카토비체에서 반등의 기운을 얻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