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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승격팀 위너스에 거는 기대

[기자석] 승격팀 위너스에 거는 기대
챌린저스의 터줏대감이라 불리던 위너스가 드디어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위너스는 지난 4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7 서머 승격강등전 최종전에서 콩두 몬스터를 3대1로 꺾고 승리해 1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위너스란 이름이 2부 리그인 챌린저스 코리아에 처음 등장한 것이 2015년 스프링부터였으니, 약 2년 반 만에 롤챔스 무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위너스는 많은 프로게이머를 배출했다. 삼성 갤럭시를 거쳐 지금은 오버워치로 전향한 '루나' 장경호를 비롯해 CJ 엔투스에서 활동했던 '버블링' 박준형과 진에어 그린윙스의 신성 '테디' 박진성이 위너스 출신이다. '나이트' 나건우와 '지수' 박진철 등은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매 시즌 좋은 선수들이 빠져나감에도 불구하고 위너스는 챌린저스에서 항상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2015 스프링시리즈1에서 2위로 시작한 위너스는 스프링시리즈2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2015 서머에서는 다크 울브즈와 ESC 에버에 밀리며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모두 3위로 마무리했다.

승격강등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후원사를 얻는 효과도 있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호텔 에버8이 위너스를 인수하면서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의 연습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2016년에는 경쟁 상대들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면서 위너스는 3위 이상 올라가지 못했다.

KeSPA컵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ESC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재창단한 MVP가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위너스는 스프링 정규시즌을 4위로, 포스트시즌을 3위로 마쳤다.

서머 스플릿에서는 롤챔스에서 강등을 당한 스베누 코리아와 콩두 몬스터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역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3위로 마무리했다.

위너스는 2016 서머 시즌을 앞두고 이종원 코치가 MVP로 이적하면서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근거리서 팀을 돕고 있던 '조이럭' 윤덕진씨가 직접 팀을 인수하고 운영을 전담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게임단 대표직을 맡게 된 윤덕진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승격 의지가 넘치는 선수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었다.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LPL)에서 뛰었던 서포터 '엘라' 곽나훈과 정글러 '올드비' 양승빈을 영입한데 이어 CJ와 삼성에서 후보로 있으면서 빛을 보지 못했던 톱 라이너 '헬퍼' 권영재까지 영입한 것.

여기에 중국 하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들' 김들과 신예 '말랑' 김근성 등을 영입하면서 경험과 잠재력이 적절히 어우러진 팀을 구성했다.

2016 서머 때 중국과 일본 리그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알빙고' 최병철을 코치로 영입했던 위너스는 2017 시즌을 앞두고서는 일본 리그에서 다년간 사령탑을 맡았던 박시한 감독까지 영입하면서 코칭스태프까지 완벽히 꾸렸다.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탈바꿈한 위너스는 야심차게 새 시즌에 돌입했지만 2017 스프링 정규시즌서 CJ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시즌 막판까지도 APK 프린스에 발목을 잡히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위너스의 뒷심은 무서웠다. 플레이오프에서 BPZ를 3대1로 꺾은 위너스는 포스트시즌 결승에서 CJ마저 3대1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 자신감은 승강전까지 이어졌다. 첫 경기에서 진에어에게 완패를 당했지만 패자전에서 CJ를 다시 한 번 넘어서며 최종전 기회를 얻었고, 최종전에서는 콩두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3대1로 승리해 승격한 것이다.

특히 챌린저스 결승전부터 시작해 승강전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정글러 김근성의 활약은 팬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승격에는 성공했지만 챌린저스 팀들과 롤챔스 팀들의 실력 격차가 크기에 위너스가 현재의 기세를 서머 스플릿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팬들도 많다. MVP를 제외하면 여태껏 대부분 승격 팀들이 첫 승을 기록하는데 조차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너스의 승격은 우연이나 요행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과감한 투자와 영입, 철저하게 계산된 팀 운영과 연습에 의한 것이었다. 코칭스태프의 노하우가 있는 만큼 롤챔스에서도 충분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승격한 대부분 팀들이 챌린저스를 거쳤지만 기자 개인적으로는 아나키가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이다. 2015 서머 승강전에서 위너스를 제치고 승격했기 때문. 야생의 느낌으로 전투를 좋아하던 아나키는 한 시즌 만에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됐고, 턱걸이였지만 롤챔스 잔류에도 성공했다. 이후 아프리카 프릭스로 창단되면서 선수들 모두 안정적인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게 됐다.

2년 늦어진 승격이었지만 현재의 위너스는 과거의 위너스나 아나키보다 더욱 잘 다듬어진 팀이다. 아나키가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기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구 아나키 선수들이 롤챔스의 재미를 한층 더 배가시킨 것처럼, 다가올 서머 스플릿에서는 위너스가 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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