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8 스프링 와일드카드전에서 KSV를 2대1로 꺾고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시작했다.
과거에도 SK텔레콤은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는, 소위 '도장 깨기'를 성공한 바 있다. 그 덕에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 SK텔레콤은 보란듯이 와일드카드전에서 승리해 반등의 시작을 알렸다.
SK텔레콤의 정글러 '블랭크' 강선구와 '뱅' 배준식 또한 도장 깨기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kt 롤스터와 아프리카 프릭스를 모두 제압하고 결승에 가겠다는 것. 올라갈수록 기세를 탈 것이라는 배준식의 말에선 그간의 역사가 스쳐 지나갔다.
다음은 강선구, 배준식과의 일문일답.
Q 와일드카드전에서 승리한 소감은.
A '뱅' 배준식=포스트시즌에 들어 오히려 더 편하게 게임했다. 준비는 다 했고, 보여줄 일만 남은 상태였으니 말이다. 상대가 더 잘하면 지는 것이고, 그럼 조금 쉬고 가자고 생각했다. 정규 시즌보다 편하게 치렀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A '블랭크' 강선구=편하게 한 것도 맞고, 개인 기량이 다 올라왔다고 생각해서 자신감을 갖고 임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잘 풀린 것 같다.
Q 8.6 패치로 진행된 첫 공식전이었다. 그래서인지 1세트부터 트런들, 카이사가 등장했는데.
A 배준식=프로게이머 생활을 꽤 오래 했는데, 중요한 경기 전에 이렇게 바텀이 크게 변한 것은 처음 봤다. 사실 부담이 컸다. 우리가 첫 주자여서 미리 올라가 있는 팀들에게 정보를 꽤 줬을 것 같다. 북미에 있는 '후니' 허승훈에게 물어봤는데 아직 8.5 패치라고 하더라. 신기했다. 아무튼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A 강선구=트런들 자체가 해외 대회에서 나오기도 했고, 몇 번 써보니 괜찮아서 가져왔다. 오늘은 상대가 어떻게 밴픽을 진행할 지 얼추 예상했고, 그에 맞춰서 꺼내 들었다.
Q 챌린저스 경기에선 카이사가 정글로 쓰이던데. 원거리 딜러로는 처음이라 떨렸을 것 같다.
A 배준식=거의 모든 게임에서 썼을 정도로 카이사를 많이 연습했다. 밴픽에 따른 경우의 수를 미리 생각했고, 모든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갖췄다. 그래서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Q 잘 풀린 1세트와 달리 2세트에선 역전을 허용했다. 패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배준식=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다시 봐야 어디서부터 문제였는지 알 것 같다. 자잘한 실수는 있었지만 게임을 질 만한 큰 실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내셔 남작을 뺏긴 것도 패인이지만 그 전에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못 끝낸 것도 문제였다. 하나하나 복기할 생각이다.
A 강선구=게임 전체적으로 실수가 몇 번 나왔고, 유리한 타이밍일 때 이득을 못 굴렸다. 그리고 우리가 성급했다.
A 배준식=좀 더 여유롭게 했어도 되는데.
A 강선구=길게 생각하고 했어야 하는데 너무 서둘렀다.
Q 상대가 계속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다수 금지했다. 플레이에 제약이 걸렸을 것 같은데.
A 배준식=오늘은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했다. 저격 밴이나 상대의 챔피언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챔피언의 상성을 안다는 것에서 나오는 자신감일 수도 있다.
Q 다음 상대가 kt 롤스터다.
A 배준식=이상하게 경기를 준비할 때마다 상대는 바텀만 잘 하는 팀이란 생각이 든다. 윗 라인은 우리 팀이 더 잘할 것 같다. 상대 바텀에 내가 밀리지만 않으면 동료들이 가볍게 이겨줄 것 같다. 상대 팀보다 잘할 수 있도록 연습할 생각이다.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팀인만큼 준비를 잘 해야할 것 같다. 철저하게 준비하겠다.
A 강선구=정글은 다 묶여 있는 포지션이라 상대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른 라이너도 다 봐야하기 때문에 1대1이 아니라 1대5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 정글러를 신경쓰기 보다 내 플레이에 집중할 생각이다. 우리 동료들도 잘 한다고 생각해 자신있다.
Q 그래도 '스코어' 고동빈과 '러시' 이윤재의 스타일이 다른데 부담감은 없나.
A 강선구=분명 게임 속에서는 다르겠지만 큰 부담은 없다.
Q SK텔레콤의 도장 깨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금 상태로는 어디까지 갈 수 있다고 보나.
A 배준식=개인적으로 정말 단계를 오르는 느낌이다. kt보다 아프리카 프릭스가 더 어렵고, 그보다 킹존 드래곤X가 까다롭다. 차근차근 올라가면서 승리하면 자신감도 오르고 이후 경기가 더 쉽게 느껴질 것 같다. 일단 kt전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그런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A 강선구=분명 험난한 길이겠지만 KSV에 이어 kt를 잡고, 아프리카까지 꺾어 결승에 올라간다면 정말 가슴이 벅찰 것 같다. 노력하겠다.
Q 신예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선배로서 후배들의 경기력을 평가하자면.
A 배준식=확실히 경험의 차이가 존재하긴 한다. 그럼에도 순조롭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 아래에 6개 팀이 있지 않나. 그 팀을 꺾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부터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A 강선구=내가 신인이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잘하는 것 같다. 한 번 씩 흔들릴 때 '급해지지 말라'는 얘기를 한다.
Q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주진 않나.
A 배준식=도움을 주는 얘기는 딱히 안 하는 것 같다. 일부러 말을 걸어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되려 불편하게 느낄까 봐 조심한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이미 큰 도움을 주고 계셔서 내 역할은 크게 없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얘기는.
A 배준식=왕호야, 기다려라.
A 강선구=여기까지 올라온만큼 남은 경기 잘 준비해서 결승까지 가고, 더 나아가서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까지 진출하겠다.
마포=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