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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STAR] 아프리카의 구원 투수 '모글리' 이재하의 2018년 이야기

[LOLSTAR] 아프리카의 구원 투수 '모글리' 이재하의 2018년 이야기
아프리카 프릭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정글러 '모글리' 이재하는 야구로 치면 '구원 투수' 같은 선수다. 언제나 만반의 준비를 하고, 동점 상황 원 아웃 만루 상황에서도 덤덤하게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 이재하는 특유의 단단한 멘탈로 팀을 여러 차례 '구원'했다.

1년 새 많은 성장을 이뤘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7 스프링에서 9세트 6승 3패, KDA 3.45를 기록했던 이재하는 2018 스프링에서 15세트 10승 5패, KDA 7.86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특히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훨훨 날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재하의 잠재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단단한 주관과 목표를 가지고, 주변의 조언을 쏙쏙 흡수하며 성장한 이재하.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이재하의 2018년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프리카 프릭스의 이유 있는 성장
이재하와 아프리카의 성장을 두고 인과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재하가 성장했기에 아프리카가 2위를 기록했고, 아프리카가 다같이 노력했기에 이재하가 기량을 꽃 피웠다. 이들의 상승 효과는 스프링 시즌을 강하게 울렸다.

아프리카의 선전을 예상하는 분석이 많진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기반은 확실했다. "연습할 때 호흡이 꽤 맞아서 잘하면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재하의 말처럼 연습 성과도 좋았고, 로스터 보강도 도움이 됐다. 핵심은 10인 로스터와 "한 몸이 되도록 힘 썼다"는 최연성 감독의 지도 방침이었다.

"감독님은 주전, 서브 할 것 없이 한 명이라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모두가 한 팀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시려고 단체 행동을 강조하신 것 같아요. 팀 분위기에 도움이 많이 됐죠. 10인 로스터라 팀 내부적으로 연습하기도 편했고요."

2018 시즌을 앞두고 새로 들어온 톱 라이너 '기인' 김기인의 활약도 좋았다. 이재하는 김기인에 대해 "잘 하고, 말도 잘 듣는 선수"라며 "자신에게 걸맞는 플레이를 해줘서 신뢰가 간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찡찡이'라는 별명과 "솔직하고 뚝심 있다"는 색다른 매력을 덧붙여 찐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이재하가 언급한 또 다른 성장의 비결은 코치진의 강화다. 활발한 '코멧' 임혜성 코치와 잔잔한 '제파' 이재민 코치의 호흡이 상당하다는 것. 이재하는 "밴픽부터 게임 내적인 부분까지 세심해졌다"며 "덕분에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LOLSTAR] 아프리카의 구원 투수 '모글리' 이재하의 2018년 이야기

◆포스트시즌의 해결사 '모글리' 이재하
이재하의 롤챔스 2018 스프링 포스트시즌 출전 성적은 5세트 3승 2패 KDA 7.00이다. 이재하는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사실 포스트시즌 첫 무대부터 만만치 않았다. kt 롤스터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이재하는 팀이 1점 뒤진 상황에서 2세트 교체 투입됐다. 승패에 따라 기세가 크게 기울 수 있는 상황. 이재하는 침착하게 제 역할을 수행했고, 스카너로 1킬 0데스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보조했다.

"2세트 교체 투입될 때 큰 부담감은 없었어요. 감독님이 준비하라고 하셨을 때 코치님이 '하던 대로 편하게 하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아프리카가 2세트를 가져가자 kt도 정글러를 '스코어' 고동빈으로 교체하며 승부수를 뒀다. 까다로운 상대를 만난 이재하는 오히려 더 불타올랐다. 자신의 롤 모델이자 데뷔전 패배를 안겼던 고동빈 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다고. 그리고 이재하는 목표로 삼았던 고동빈까지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 진출했을 때 정말 실감이 안 났어요. 그냥 형들이 너무 좋아하니까 따라 기뻐했죠. 사실 저는 플레이오프도, 결승 진출도 처음이어서 마냥 생소했고, 어리벙벙했어요."
[LOLSTAR] 아프리카의 구원 투수 '모글리' 이재하의 2018년 이야기

이재하는 부산에서 진행된 결승전에서도 3세트부터 교체 출전했다. 하지만 끝내 킹존 드래곤X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고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준우승이 조명받지 못한 무대였기에 더 서글펐던 순간. 지금이야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고 위로하고 넘기지만, 당시엔 후유증이 꽤 길었다고 한다.

"결승 끝나고 나서 며칠 동안은 잠을 자다가도 갑자기 떠올라 열이 팍 오르기도 했어요. 지금은 괜찮은데 후유증이 꽤 길었죠. 그래도 정규 시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위를 차지한 킹존과의 결승에서 일방적으로 지지 않았단 것에 위안을 얻었어요. 우리 실수로 진 경기가 많아서, 서머 때는 우승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더 발전하도록 노력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된 것 같아요."

◆서머부터 시작되는 이재하의 후반전
이재하는 롤챔스 2018 스프링 1라운드 이후 한순간에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정말 갑자기 말이 트였고, 오더와 운영 능력이 향상됐다. 덕분에 자신의 강점인 '심리전'을 발휘하기도 수월해졌다.

"전 상대 심리를 많이 이용해요. 상대 라이너의 무빙을 보면서 정글러의 위치를 추리하죠. 제가 상대 정글을 잘 찾아요. 연습할 때 상대 정글 위치를 수시로 콜하는데 나중에 보면 대부분 맞다고 하더라고요. 상대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잘 읽는 것 같아요."

상대의 심리는 잔뜩 흔들어 놓으면서 본인은 굳건하다. 멘탈이 강하기로 유명한 이재하는 이제 '강한 신체'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연습량을 늘리고 실전에 집중하기 위해 체력을 기르고 있다고.
[LOLSTAR] 아프리카의 구원 투수 '모글리' 이재하의 2018년 이야기

이제 막 스프링 시즌을 보냈다. 서머와 리프트 라이벌즈,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까지, 이재하와 아프리카의 앞엔 많은 고개들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재하의 목표는 가장 멀고 높은 봉우리에 있다.

"서머에서 우승하고 롤드컵에 직행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삼은 목표예요. 롤드컵에 진출하면 인지도도 높아지고 잘하는 팀, 명문팀으로 소문이 날 것 같아요. 올해만큼은 꼭 가고 싶어요. 감독님께서 '목표를 최고점으로 잡고 시작해야 계속 높은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 목표는 롤드컵이에요"

개인적인 목표는 출전 횟수를 늘리는 것이다. 대회에서 게임하는 것이 "재밌다"는 강철 심장. 넥서스를 부수기 직전의 짜릿함을 좋아한다는 이재하는 "우승 할 실력을 갖춘 정글러"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연습에 나선다.

매시간 발전하고, 하루가 다르게 무서워지는 이재하. 성장을 주제로 한 그의 2018년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워진다.


정리=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사진=신정원 기자 (sjw1765@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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