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은 17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롤파크서 담원 기아와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2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T1은 현재 6승 5패(+3)로 4위, 담원 기아는 7승 4패(+7)로 3위에 위치해 있다.
T1은 지난해 열린 LCK 스프링 2라운드부터 담원 기아에게 승리한 적이 없다. 2020 스프링 2라운드에서 0대2로 패배한 T1은 이어진 서머 1, 2라운드도 전부 0대2로 완패했다. 스프링 우승을 하면서 디펜딩 챔피언 타이틀을 얻었지만 고스란히 담원 기아에게 넘겨줬다. 2021년 들어서도 지금까지 스프링과 서머에서 치른 3경기 모두 1대2로 패배했다.
기존 T1은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항상 경기를 운영했다. 워낙 넓은 챔피언 폭을 갖고 있는 이상혁이 라인전서 주도권을 잡으면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라인과 정글러가 비교적 편하게 이득을 챙기고 성장한다. T1은 이러한 경기 운영으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독보적인 색깔이 사라졌고 참신한 전략을 꺼내는 것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2019년 LCK에 승격할 당시 준수한 라인전 능력을 갖고 있지만 운영에서 부족했던 담원 기아가 옛 T1의 포스를 풍기고 있다. 담원 기아는 밴픽 단계부터 미드와 탑에 강한 픽을 쥐여주면서 주도권을 잡고 잦은 교전을 통해 상대를 무력으로 제압하는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또 서포터 세주아니, 미드 제라스, 미드 질리언 등 비주류 챔피언을 꺼내면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사용해 승리하기도 했다.
T1은 이렇게 한 팀에게 오랜 시간 연패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무너지는 듯싶어도 어느 순간 다시 일어났던 T1이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팀을 반년간 이끈 양대인 감독과 이재민 코치를 경질하면서 T1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록 같은 날 치른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인 kt 롤스터전을 승리했지만 한 경기 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스타더스트' 손석희와 '모멘트' 김지환 코치로 빈자리를 메꾼 T1이 이번 담원 기아전에서도 같은 운영과 밴픽을 구사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적어도 옛 'T1 왕조'를 이끈 담원 기아 김정균 감독이 예상하지 못하는 카드를 꺼내거나 변칙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정말 어렵지만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는 T1의 위치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