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터진 경기
'칸' 김동하의 케넨이 '엘요야'의 자르반 4세 3레벨 갱킹을 당하며 킬을 내줬습니다. 케넨이 탑 경험치도 못 먹는 그림이 나오자 '캐니언' 김건부의 리신과 '베릴' 조건희는 케넨을 돕기 위해 탑으로 갑니다. 그렇지만 위 그림처럼 3대3 전투서 일방적으로 패하면서 경기는 급격히 매드의 흐름으로 가게 됩니다.
매드의 자르반 4세와 라칸이 주도권을 잡고 담원 기아의 탑 쪽 정글을 휘젓고 다니면서 12분에 제이스와 케넨의 골드 차는 거의 3천 골드에 이르는데요. 20분에는 팀 골드 차이가 6천 골드로 벌어지게 됩니다. 매드의 조합 밸런스도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이는 누가 봐도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전을 위한 팀원들의 희생 플레이, '칸'의 적절한 합류
담원의 큰 그림은 조합 콘셉트에서 출발합니다. 결국에는 케넨, 아지르의 광역 이니시에이팅을 통해 매드의 뚜벅이 라이너들(제이스, 오리아나, 미스 포츈)을 제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죠. 하지만 두 축 중 하나인 케넨이 초반에 망한 상황입니다. 담원은 케넨을 복구시키기 위해 자원을 몰아주기 시작합니다.
케넨 키우기 작전은 12분부터 시작됩니다. 매드의 제이스, 오리아나가 바텀의 후방으로 텔레포트를 타면서 담원은 4 대 5로 불리한 전투를 하지만 케넨은 텔레포트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당장 팀 차원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케넨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위 자료는 12분 이후 케넨의 움직임을 정리한 표입니다. 케넨은 12분부터 17분 40초 한 타에 합류할 때까지 5분 40초가량 편하게 파밍을 했는데요. 인상적인 부분은 끊임없이 전투가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면서 본대 쪽으로 합류 할 수 있는 동선 혹은 뒷텔 와드를 체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최소한의 합류로 성장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현재 LCK 탑 라이너 중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선수다운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약속의 16레벨 3코어 케넨
케넨은 이후에도 한 차례 더 뒷텔로 합류한 것 이외에는 28분 30초까지 바텀과 탑을 돌아가며 미니언 웨이브를 최대한 몰아 먹었습니다. 심지어 정글 캠프를 8개나 케넨에게 줬습니다. 그리고 케넨은 28분 30초경 16레벨을 달성하여 궁극기 3레벨을 찍고, 3코어 아이템을 완성하게 됩니다.(16레벨과 3코어 골드가 딱 맞게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담원 기아는 케넨이 16레벨과 3코어를 완성 시키기 전까지는 소극적인 움직임을 펼쳤는데요. 약속의 케넨이 출동하자 갑자기 공격적인 태세로 바론 쪽 정글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바론을 먼저 치기 시작합니다. 매드는 침착하게 케넨이 본대에 없다는 것을 알고 오리아나와 제이스를 이용해 케넨을 계속 찾게 됩니다. 하지만 케넨의 위치를 계속 찾지 못하자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매드의 몸통이 먼저 앞으로 나왔습니다.
자르반4세와 라칸의 이니시에이팅이 모두 '베릴'의 레오나로 향하면서 후방의 딜러들을 지킬 수 있는 스킬이 빠졌는데요. 담원 기아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케넨과 아지르의 양방향 이니시에이팅을 펼치면서 케넨 키우기의 결과를 전투로 보여줍니다. '베릴'의 레오나를 아주 살짝 매드의 이니시에이팅 거리를 주면서 딜러들은 안전하게 있는 진영 유지도 훌륭했습니다.
심지어 매드의 라칸은 상대 팀에 광역 데미지가 강력한 '2AP 케넨+아지르'가 있는데도 신화 아이템으로 광역 데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는 ‘강철의 솔라리 펜던트’가 아닌 팀원의 이동속도를 증가시키는 ‘슈렐리아의 군가’를 구매하고 탈진도 들지 않았죠. 전투 대승으로 골드를 따라잡은 담원 기아는 평소의 강력함을 그대로 보여주며 승리하게 됩니다.
오늘 경기에서 저력을 보여준 매드를 상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담원 기아의 위기 대처 방안과 결단 그리고 수행 능력은 평가받을 만합니다. LOL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4강 T1과의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됩니다.
다음 시간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2021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 '조이럭' 윤덕진 e스포츠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게임아이(GameEye)’ 대표가 참여한 기획 기사를 제공합니다.
윤덕진 대표는 리그 해설, 분석가, 코치, 에버8 위너스 대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부트캠프, 선수이적,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활동 중입니다. 현재 AI 석박사 연구진과 함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롤 전적검색 서비스 '딥롤 (deeplol.gg)'을 베타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으며, e스포츠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딥롤프로(pro.deeplol.gg)'를 통해 국내외 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