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는 팀 리퀴드가 LCS 스프링서 우승을 차지할 거로 예상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활약한 이블 지니어스(EG)가 정상에 올랐다. 팀 리퀴드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와 패자 3라운드서 100씨브즈와 EG에게 패해 탈락했다.
2년 6개월 동안 계속됐던 코로나19 시국서 해외 팀이 한국 부트캠프(전지훈련)을 진행하려면 2주 간의 자가격리를 끝내야 했다. 그럼에도 '택티컬' 에드워드 라(현 TSM) '블라버' 로버트 후앙(클라우드 나인, C9) 등 일부 선수들은 지난해 혼자와서 연습을 진행했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의 방역 대책이 완화되면서 C9, 엑셀, 팀 BDS, 팀 리퀴드 등 많은 팀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중 팀 리퀴드는 다른 팀보다 늦은 5월 말에 한국에 와서 6월 첫 주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부트캠프 현장에서 만난 '코어장전' 조용인은 이번 부트캠프는 성공적이며 북미에서 열리는 롤드컵서는 꼭 끝까지 가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Q, 지난달 시작된 한국 부트캠프도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근황에 관해 알려달라.
A, LCS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팀 차원에서 한국서 부트캠프를 해보자고 했다. 한국, 중국 등 다른 팀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경험하기 위해 왔다. 솔직히 늦게 왔고 짧은 시간 있다가 가는 거지만 현재로서는 만족스럽다.
Q, 코로나19가 심했을 때 '택티컬' 에드워드 라 '블라버' 로버트 후앙이 개인적으로 부트캠프 하러 한국에 왔는데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많은 팀이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한국을 다녀갔다.
A, LCS 스프링 스플릿서 패한 뒤 어떻게 하면 서머 스플릿을 잘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야기하면서 한국으로 들어가서 게임을 하면서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뿐만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많았다.
Q, 한국 정부의 방역 대책이 완화된 게 도움이 된 거 같다.
A, 그렇다. 격리하는 자체가 힘들며 팀원들이 같이 연습하는 거 자체가 쉽지 않다. (방역 대책 완화가 없었다면) 부트캠프를 하러 오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었다.
Q, 이번 부트캠프 성과를 이야기한다면.
A, 원래 하던 게임 방식에서 벗어나 2022년 버전의 새로운 방향성을 만들었으며 성공적이었다.
Q, 스프링 시즌서 '비역슨'과 '한스사마'가 합류했고 많은 이는 팀 리퀴드의 우승을 예상했지만 경기가 다르게 진행됐다.
A, '슈퍼 팀'이라고 불리는 팀이 삐걱거릴 수밖에 없는 건 선수마다 게임을 하는 방향성,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미에서도 자기만의 철학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아무래도 게임이 중후반으로 흘러갔을 때 '중구난방'의 모습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
스프링 스플릿서는 팀이 하나로 모이기가 힘들었는데 그런 걸 개선하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사실 북미서는 패한 다음 피드백을 하더라도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LCK, LPL 등 우리가 리스펙하는 팀과 경기하면서 문제점을 찾고 그걸 개선하고자 했다.
Q, 개인적으로 LCS 스프링 스플릿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A, 아쉬웠던 부분은 정말 많았다. 팀 리퀴드의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팀이 100씨브즈(플레이오프 2라운드)와의 3세트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팀 리퀴드가 뭘 하는 팀인지 정답을 내리지 못한 것도 컸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때부터 팀의 플레이 색깔을 잃어버렸다.
Q, 베테랑 선수가 많다 보니 오더 적인 부분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A, 선수들이 다 베테랑이지만 게임 내에서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스프링 스플릿서는 각자 자연스럽게 말하면서 플레이했다면 서머 스플릿서는 본인이 뭘 해야 할지 역할을 조금씩 인지하고 있다. 분할화가 되고 있다고 해야 할까. 현재 팀의 방향성 틀을 잡는 과정이며 게임 내적으로는 조금씩 정리되고 있다. 여전히 선수들이 아이디어가 많아 스크림 이후 피드백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Q, 부트캠프서 감독 안드레 길로또는 어떤 피드백을 주로 하는지?
A, 스프링 스플릿이 끝난 뒤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이기는 결과 자체에 목을 맨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부트캠프 기간에는 승패를 떠나 좋은 플레이를 시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중점적으로 피드백을 하고 있다.
Q, LCS 차세대 주자인 '조조편' 조셉 준 편과 '대니' 카일 사카마키가 속한 EG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서 4강 탈락했다. 전체적인 부분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궁금하다.
A, 대회를 보면서 느낀 건 '조조편'은 기대만큼 해준 거 같다. 북미서도 그랬지만 대회 초반에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갈수록 안정적이며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대니'는 북미서 보여준 캐리력이 안 나와서 아쉽지만 본인의 잘못보다 이만큼 LCS가 뒤처져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대니'가 북미서 했던 한 타에서 적극적인 포지셔닝, 캐리력이 높은 플레이는 강팀을 만났을 때 빠르게 처벌을 받는 현상이 나왔다.('처벌받는다'는 게임 내에서 상대가 빠르게 대응해 갑자기 죽는 모습을 비유한 것)
이는 북미 원거리 딜러 선수가 국제 대회를 참가하면 자주 나오는 모습이다. 전체적인 팀이 상대 원거리 딜러를 물어 죽이는 야생적인 모습이 낮다 보니 안일해진 부분이 있던 거 같다. 그래서 국제 대회서 야수들을 만났을 때 가진 거보다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리그 차원에서 발전해야 할 부분이다.
Q, MSI서 아쉬웠던 부분은?
A, EG가 G2 e스포츠를 한 번도 못 이긴 거? 게임 내적으로 보면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못 잡아낸 게 아쉬웠다.
Q, 우승에 실패하면서 이번 MSI서는 선수가 아닌 해설로 모습을 드러냈다.
A, 보면서 아쉬웠던 점이 많았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빨리 대회를 출전해서 승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올해 롤드컵이 북미에서 열린다.
A, 오랜만에 북미에서 국제 대회가 열리는 게 중요하다. 제가 북미에 온 이후 처음 진행되는 국제 대회다. 의욕이 더 커지는 거 같다.
Q,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EG, C9, 100씨브즈와 경쟁해야 한다.
A, 스플링 스플릿과 마찬가지로 서머 스플릿도 우리 포함 4개 팀이 경쟁력이 있을 거 같다. 잘하는 팀들은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다. 경쟁하면서 더 높은 곳에 올라갔으면 한다.
Q, '한스사마'와 바텀 라인을 책임지고 있다.
A, (호흡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점점 맞춰나가는 중이다. 같이 하면 질 자신이 없는... 빨리 롤드컵에서 더 잘하는 바텀과 플레이하고 싶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Q, 2019년 데뷔 이후 올해가 프로게이머 10년 차다.
A, 10년 전 19살 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현재 달라진 점은 자신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다른 게임(아발론 온라인)을 할 때도 대회만 나가면 이겨본 적이 별로 없었다.(소규모 대회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는데 조금씩 성취했고 자신감도 생긴 거 같다.
Q, 목표는?
A, 이번 롤드컵서 끝까지 가고 싶다. 끝까지 가서 마지막까지 서 있다가 내려오고 싶다. 롤드컵을 최대한 즐기고 싶다. 개최 지역이 북미라서 그럴지 모른다. 재미있길 바라는데 LCS 관심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롤드컵이 북미서 할 때 끝까지 가면서 팬들을 다 불러 모으고 싶다.
Q,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MSI에 얼굴을 못 비췄고 LCK를 떠난 지도 오래됐다. 그러다 보니 슬슬 저를 모르는 팬도 있을 거 같다. 이번 롤드컵 때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