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28일 강원도 강릉아레나에서 열렸던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에서 라이벌 T1을 3대0으로 완파하고 인수 후 첫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인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 갤럭시 블루가 2014 스프링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 8년 만에 거둔 성과다.
LCK를 제패한 젠지의 다음 목표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다. 이번 서머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낸 만큼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그동안 이번 시즌 젠지처럼 서머 정규 시즌 세트 득실 기록을 세운 후 결승에서 3대0 승리를 거뒀던 팀들 모두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는 기록 역시 젠지에게 웃어주고 있다.
2015 서머에서 SK텔레콤 T1은 당시 한 시즌 최다 세트 득실이었던 +29를 기록하는 등 막강한 경기력을 뽐냈다. '마린' 장경환, '벵기' 배성웅, '페이커' 이상혁,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으로 구성된 라인업은 전 라인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다.
결승에서 서머의 kt 롤스터를 3대0으로 격파하며 기세를 올린 T1은 롤드컵에서도 분위기를 이어갔다. 결국 최초의 롤드컵 LCK 결승 내전에서 쿠 타이거즈를 제압하고 롤드컵 사상 첫 2회 우승을 달성했다.
2020 서머 시즌의 담원 게이밍 역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2015 SK텔레콤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정규 시즌에서 세트 득실 +29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세트 득실 타이기록을 세운 담원은 이어진 결승에서도 파괴적인 속도감을 과시하며 디알엑스를 3대0으로 제압했다.
담원 역시 흐름을 그대로 롤드컵까지 끌고 갔고 조별 예선부터 특유의 강력한 상체 힘을 발휘하며 상대를 제압해나갔다. 결국 결승에서 LPL의 쑤닝을 3대1로 꺾으며 3년 만에 LCK의 롤드컵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이 두 팀이 걸었던 길을 2022년 여름 젠지 역시 걷고 있다. 젠지는 스프링을 거치면서 가다듬은 팀 조직력으로 서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최다 세트 득실 기록을 세웠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29의 타이기록이 아닌 +30의 신기록이었다. 또한, 결승에서도 그 경기력을 유지하며 상대를 3대0으로 셧아웃시켰다.
이른바 '엑소더스'로 인해 LCK의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 속에서 롤드컵에 나섰던 T1, 또 2017년 이후 LCK의 연이은 국제 대회 부진이 이어지던 시기에 출전했던 담원 모두 LCK 위기의 순간에 뛰어난 경기력으로 롤드컵 챔피언이 됐다. 최근 LPL 팀과의 다전에에서 연이어 패하며 LCK 위기론이 다시 한번 대두된 상황에서 젠지가 앞선 두 팀처럼 왕좌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