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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LCK 첫 우승...'룰러' 박재혁,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김용우가 만난 사람] LCK 첫 우승...'룰러' 박재혁,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2016년 챌린저스 코리아 스타더스트에서 데뷔한 '룰러' 박재혁은 당시에는 '벙'이라는 소환사명을 사용했다. 이후 삼성 갤럭시에 합류한 그는 '벙'을 버리고 '룰러'라는 소환사명으로 변경했다.

당해 미국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 준우승을 기록한 박재혁은 중국 베이징서 벌어진 2017년 롤드컵서는 처음으로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LCK와는 인연이 없었다. 2019년에는 최악의 성적을 내며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떠나는 모습도 봤다. 박재혁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그때로 꼽았다. 2020년 스프링서 결승에 올랐지만 T1에게 0대3으로 패했다.

2021년에는 스프링서 결승에 올랐지만 담원 기아에게 0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 벌어진 스프링도 마찬가지. 하지만 박재혁은 강릉에서 벌어진 서머서 T1을 3대0으로 꺾고 처음으로 LCK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Q, 최근 근황에 대해 알려달라.
A, 연습실에 박혀서 계속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Q, 롤드컵서 D조에 들어갔다. '무난하다'라는 평가인데 생각은?
A, 제 생각에 확실히 D조는 다른 조보다 되게 평범하다(?). 눈에 띄지 않지만 그래도 RNG가 올라온다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B조는 '죽음의 조'가 확실한데 A조는 의견이 엇갈리는 거 같다.
A, T1, 에드워드 게이밍(EDG)이 섞여 있고, 클라우드 나인(C9)도 1시드라서 얼마나 잘할지 모르기에 A조도 충분히 '죽음의 조'라고 생각한다.

Q, 아까 말한 대로 로얄 네버 기브 업(RNG)이 올라온다면 D조로 가는데 어떤지?
A, RNG 바텀 듀오가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부터 저희가 RNG와 악연이 있다. 이번에는 그룹 스테이지서 만나면 2대0으로 이기고 싶다.

Q, RNG 바텀 듀오인 '갈라' 천웨이-'밍' 시썬밍과 비교를 해줄 수 있을까?
A, 우리가 앞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최근에 우승했고 자신감도 넘치기 때문이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LCK 첫 우승...'룰러' 박재혁,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Q, 지금 봤을 때 롤드컵서 가장 경계되는 팀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A, EDG가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잘하는 선수인데 롤드컵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거 같다. '바이퍼' 박도현도 예전부터 잘한다고 생각했다.

Q, EDG가 작년 우승팀이기에 경계된다고 생각하면 될까?
A, 그런 부분도 확실히 있다. 작년에 괴물 같은 모습과 점점 잘하는 모습을 같이 보여줘서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 같다.

Q, '도인비' 김태상(LNG)이 개인방송에서 이번 롤드컵서 젠지가 가장 강하며 다음은 징동 게이밍(JDG)이라고 했다.
A, 그런 평가를 해줘서 기분 좋다. 우리도 그럴 거로 생각했다. 가장 잘하기에.

Q, 이번에는 '코어장전' 조용인(팀 리퀴드)과 롤드컵서 만나지 못하게 됐다.
A, 사실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원거리 딜러('한스사마' 스티븐 리브)가 바뀌었는데 경기를 하면 재미있을 거 같았다. '박살 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만나지 못하게 됐다. 그래도 아쉽지는 않다.(웃음)

Q,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조는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A, 두 조를 고를 수 있다면 A, B다. 그래도 한 조만 고른다면 B조다. A조는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B조는 누가 이길지 가늠하기 힘들다. B조가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LCK 첫 우승...'룰러' 박재혁,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Q, 생애 처음으로 LCK 우승을 차지했다.
A, 우승한 뒤 지금까지 치른 결승전을 떠올렸다. 그때는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성격, 플레이 등 잃어버린 게 많았는데 올해는 그런 것을 다시 찾은 거 같다. 이번 우승을 통해 얻은 게 많다.

Q,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얻은 게 뭔지 설명해줄 수 있는가?
A, 예전에는 어른이 되어가는 거리가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가까워진 거 같다. 또 게임 내적으로는 어느 상황에 공격해야 내가 안 죽고 어떤 스킬을 쓰고 빠져야 하는지 생각한 대로 됐다.

Q, 우승 확정한 뒤 트로피를 두고 오열을 하더라.
A, 생각보다 눈물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웃음) 항상 상대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드는 걸 봤는데 직접 하러 나가니까 모든 게 신선했다. 너무 좋고 힘들었던 기억도 나서 눈물을 흘린 거 같다.

Q, 우승을 확정지은 뒤 트로피로 가는 그 시간 동안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했다.
A, 프로게이머를 하는 원동력인데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니 짜릿하며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들으니까 '이 맛에 프로 하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Q, 대부분 해설자들이 젠지의 우승을 예상했다. 부담감은 없었나?
A, 5명 모두 우리 실력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기에 '당연하지'라는 느낌이었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LCK 첫 우승...'룰러' 박재혁,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Q, 언제 우승을 확신했는가?
A, 1세트 드래곤 전투서 '어그로'를 잘했다. 드래곤을 빼앗겼지만 상체가 킬을 기록하고 바론을 가져왔을 때 우승했다고 생각했다.

Q, 인터뷰를 해보면 선수들은 호흡에 대해 강조한다. '룰러' 선수 개인적으로 LoL에서 호흡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A, 호흡 맞추는 게 쉬워 보이지만 게임하는 5명의 성격이 다 다르기에 모든 걸 맞추는 건 정말 어렵다. 그렇지만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그 팀이 갖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호흡이라는 건 신뢰 등 여러 가지 섞여 있는데 중요한 부분이 많다.

Q, 서머 시즌 본인이 꼽고 싶은 MVP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A, 다 주고 싶지만 '리헨즈' 손시우에게 주고 싶다. 진짜 저와 플레이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밴픽도 그렇지만 플레이 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개인적으로 힘들었을 거로 생각한다. (손)시우도 힘든 내색 안 하고 '이렇게 하면 좋겠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 부분서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Q, 많은 이는 젠지가 우승할 수 있는 배경에는 '피넛' 한왕호가 있다고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피넛'의 존재감은?
A, 팀원 한 명, 한 명의 존재감은 크지만 확실히 (한)왕호는 오더를 맡고 있어서 인게임적으로 말을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 젠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Q, 향로 메타였던 2017년과 현재 바텀의 차이점은?
A, 2017년 향로라는 아이템은 사기였다. 나오는 사포터도 룰루, 잔나 등 쉴드나 보호막을 주는 챔피언이었다. 그래서 스크림(연습경기) 때 받은 피드백이 '너는 플래시를 그렇게 쓰면 안 된다. 너는 스킬을 맞아도 안 죽으니까 플래시를 쓰지 말라. 먼저 도망가지 말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 반면 지금은 바텀 메타라고 하지만 스킬을 맞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 때보다는 피지컬이 더 중요시되는 메타인 거 같다.

Q, 우승한 뒤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A, 확실히 준우승했을 때와는 달랐다. '고생했다. 다음에 잘하자'였는데 이번에는 '아~ 너무 고생했다. 진짜 축하한다'라는 느낌이었던 거 같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LCK 첫 우승...'룰러' 박재혁,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Q, 저번 인터뷰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2019년이라고 했는데 당시의 '룰러'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A, 2019년 '룰러'는 되게 혼자 힘들어했고, 혼자 짊어진 무게도 있었다. 뭔가 외로웠다. 그 와중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힘도 빠졌다. 당시 나에게 말을 한다면 "많이 지치고 힘들겠지만, 늘 하던 이야기처럼 포기하지 말자. 응원하는 사람이 있기에 열심히 하자. 몇 년 뒤에는 살도 많이 빠졌으니까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Q, 롤드컵을 치르러 미국으로 가게 된다.
A, 2016년에도 좋았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 모두 갖고 있다. 힘들었던 기억은 지우고 좋았던 기억을 되살려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Q, 이번 롤드컵서 목표는 무엇인가?
A, 신인 때는 목표를 정하지 않고 게임했다. 2016년 롤드컵 준우승, 2017년 롤드컵 우승을 한 뒤 '우승하고 싶다'라는 목표가 생겼다. 그런 목표가 생기니까 부담을 가졌고 성적이 안 나왔다. 작년까지는 잘 안됐지만 올해는 목표를 정하지 않고 해보자라며 대회에 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다. 이번 롤드컵도 목표를 정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려고 한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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