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e스포츠 시절인 2021년 LCK 스프링서 데뷔한 '카리스' 김홍조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생명e스포츠로 이적하면서 데뷔 처음으로 1군 주전이 됐다. 하지만 1군 무대는 쉽지 않았다. 스프링 시즌서 3승 15패를 기록한 김홍조는 서머 시즌서는 2승 16패로 부진했다.
최근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김홍조는 2022시즌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래도 2023시즌에는 올해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그러면서 그는 '페이커' 이상혁처럼 육각형 미드 라이너(모든 부분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가 되고 싶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Q. 최근 근황은? 휴가 때 어떻게 지냈나?
A, 휴가 중에 게임도 하고 스트레스를 풀면서 지냈다. 친구들과 함께 을왕리에 다녀온 게 기억에 남는다.
Q, 2022년은 처음으로 LCK서 주전으로 활동한 해였다.
A, 주전으로 처음 뛴 한 해였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프링 시즌에는 제 개인적인 목표였던 실력 향상을 잘 이룬 거 같다. 하지만 서머 시즌서는 기대에 좀 못 미쳤다. 2022시즌을 돌아본다면 뭔가 이루긴 했지만 살짝 아쉬운 시즌이다. 나중에는 많이 아쉬웠던 시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거 같다.
Q, 천정팀인 젠지e스포츠가 LCK 서머서 우승을 차지했다. 어떻게 지켜봤는가?
A, 이전에 젠지에서 지냈기에 개인적으로 젠지가 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감정이 많이 남은 팀이다. 저희 팀이 아닌 다른 팀과 경기할 때는 젠지를 자주 응원하기도 했다.
Q. 데뷔 처음에는 챔피언 풀이 좁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다양한 챔피언으로 플레이했더라.
A, 2군에서 경기를 뛰었고 3군에서는 친구들끼리 아마추어 대회를 나갔을 때 느낀 점은 나의 챔피언 풀이 넓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1군에서는 선수들이 (챔피언 플레이) 수준이 높다 보니 챔피언 하나하나 플레이 퀄리티도 높았다. 일단은 플레이 퀄리티를 높이는 게 우선이다.
Q. 2군에 있을 때 꿈꿔왔던 1군 무대와 1년을 활동한 현재와 차이점은?
A, 2군, 1군 서브로 있을 때 주전 형들의 솔로 랭크나 스크림(연습경기)에서 플레이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때마다 느낀 점은 생각 자체가 다르다는 거였다. 당시 같은 팀에 있던 '비디디' 곽보성(현 농심) 선수에게 질문하면 제가 알던 (일반적인) 지식과는 다른 답변을 받았다. 그런 점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실제 처음 1군에서 경기를 할 때도 제가 생각한 것과 많이 달라서 놀랐다. 콜이나 오더 같은 것이 크게 다르더라. 내가 뛰었을 때는 콜이나 팀 합이 생각보다 안 맞고 엉성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Q. 본인이 생각하는 LoL에서 5명의 호흡의 중요성은?
A, 2군에서 경기할 때는 팀의 호흡이 뭐가 중요할까냐고 생각했다. 다섯 명 개개인의 체급이 더 높은 게 경기의 우선이라고 봤다. 하지만 1군에서 경기를 하면서 든 생각은 팀원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리브 샌드박스를 보면 팀원 5명의 콜의 판단이 맞던, 틀리던 합이 맞게 플레이하는 걸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스프링서는 우리와 성적이 비슷했는데 서머서 차이를 보인 건 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롤모델이라고 했던 '페이커' 이상혁(T1)과 대결했을 때 기분은?
A, '페이커' 이상혁, '쇼메이커' 허수(담원 기아), '쵸비' 정지훈(젠지e스포츠) 다들 모든 미드 라이너의 롤모델일 거다. 저는 '페이커' 선수를 보고 LoL을 시작한 케이스다. 포지션도 원거리 딜러였는데 미드로 변경했다. 경기 전에는 정말 설레고 친구들에게도 자랑했지만 경기 당일에는 경기에만 집중했다. 이젠 그런 설렘도 덜 해졌다.(웃음)
Q. 원거리 딜러에서 미드로 포지션을 바꾼 이유가 정말 '페이커' 선수 때문인가?
A, 당시 SK텔레콤 T1(현 T1) 팬이었다. 아마추어 시절 원거리 딜러와 미드 두 라인을 같이 했는데 미드를 버리지 못한 이유가 '페이커' 선수 때문이었다. 당시 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뛰는 상상을 했을 때 '페이커' 선수처럼 미드 라이너라면 되게 멋있을 거 같았다.
Q. 야구 같은 스포츠를 보면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1군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등 클리셰가 있는데, LoL에서 1군으로 승격되는 것은 어떤 느낌이고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A, (클리셰는) 1군 서브 선수로 승격됐을 때 크게 느꼈다. 이후 주전이 됐을 때는 플레이에 대한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됐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일단 맞으면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플레이 경험을 쌓으며 실력을 더 늘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제가 조금 더 노력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다. 생각했던 거보다는 벽이 높지 않은 거 같다.
Q. 올해 스프링 시즌과는 다르게 서머 시즌에는 연패도 길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이번 서머 시즌을 겪으면서 힘들진 않았는지?
A, 확실히 서머 시즌서 다른 팀을 보면 합이 많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리 팀의 경우에는 팀워크에 딱히 변화가 없었고 노력에 비해 결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두두' 이동주 선수 빼고는 폼도 크게 올라가지 않아서 서머 시즌서는 부진했다. 이런 점들이 너무 아쉬웠다. 이후에도 이 시즌은 못 잊을 거 같다.
Q. (플레이적으로) 만족스러운 점과 불만족스러운 점은 무엇인가?
A, 장점인지 단점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만족스러웠던 점은 (경기 중) 가끔 말도 잘 나오고 메이킹 각이 잘 나올 때다. 올해 제 플레이 중서는 스프링 시즌 디알엑스전서 크게 느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는 플레이 메이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이 조금이나마 발전했다. 그리고 1군에서 플레이를 거듭하며 라인전 실력도 상승한 거 같다.
반면 신인이기도 하고 (초반에) 긴장하다 보니 그런 부분서 주도적인 콜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아쉽다. 내년에는 이 부분도 잘 보완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만약에 시간을 되돌린다면, 이번 시즌 중에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A, 서머 시즌 시작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그걸 못해서 너무 아쉽다. 휴가일 때는 너무 논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아무 생각 없이 LoL만 하라고 해주고 싶다.
Q. 만약 스프링 시작 전으로 돌아간다면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A, 솔로 랭크서 좀 더 챔피언을 골고루 연습해라. (게임 중에 망쳐도 되니까) 좀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고 팀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라 정도?
Q. 다음에는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고 싶은가 아니면 약점을 보완하길 원하나.
A, '페이커' 선수를 동경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모든 부분서 잘하는 '육각형 미드 라이너'가 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강점을 늘리는 거보다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을 원한다.
Q. 2023년에는 이루고 싶은 소망은?
A, 이제 슬슬 유망주라는 타이틀을 벗고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 시즌 '클로저' (이)주현이가 서드 팀 미드 라이너로 선정됐다. 저도 내년에는 선정됐으면 좋겠다. 플레이오프에도 가고 싶다. 결과적으로 내년에는 제 성장뿐만 아니라 팀 성적도 잘 나올 수 있길 바란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