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17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 시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훌루 시어터에서 진행된 2022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D조 2라운드 1위 결정전에서 로열 네버 기브 업(RNG)을 완파하고 조 1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젠지는 이날 RNG와의 첫 번째 경기에서 어려운 경기 끝에 승리를 따내며 1위 결정전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승리는 한왕호의 과감한 선택에서 시작됐다.
밴픽 단계에서 RNG는 블루 첫 번째 픽으로 최근 정글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그레이브즈가 아닌 마오카이를 선택한다.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순서에서 아칼리와 트리스타나를 선택하면서 노골적으로 돌진 조합을 꾸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젠지는 첫 번째 페이즈 마지막 챔피언으로 레나타 글라스크를 선택하며 RNG의 돌진 조합을 카운터 치려고 한다.
그러나 RNG는 두 번째 페이즈에서 밴픽을 튼다. 젠지가 사일러스의 약한 초반 라인전을 고려해 상체에 힘을 싣기 위해 레넥톤을 뽑자, RNG는 이에 카운터를 치기 위해 갱플랭크를 선택했다. 이어서 서포터로 블리츠크랭크를 선택하며 도주기 없는 젠지 바텀 듀오에 압박을 넣으려는 의도를 보인다.
경기 초반 구도에서는 젠지가 웃었다. 트런들로 상대 레드를 먹고 시작한 한왕호는 이어서 자신들의 블루 쪽으로 들어온 '웨이' 옌양웨이의 마오카이를 잡아낸다. 곧이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바텀 갱킹을 시도한 옌양웨이의 노림수까지 틀어막으며 경기를 손쉽게 가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RNG의 밴픽 두 번째 페이즈에서 선택받은 챔피언들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바텀에서 손해를 본 RNG는 '브리스' 천천이 갱플랭크로 솔로 킬을 기록하며 젠지의 흐름을 끊었다. 이후 바텀 역시 '밍' 시썬밍이 블리츠크랭크로 활약하면서 옌양웨이의 마오카이 역시 회복하기 시작했다.
젠지는 두 개의 드래곤 스택을 쌓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갱플랭크의 성장으로 인해 불편한 구도에서 경기를 펼쳐야 했다. 그렇게 불안한 경기를 이어가던 젠지는 15분 전령 전투에서 다시 흐름을 가져온다. 한왕호의 과감한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흐름을 잡기 시작한 RNG는 욕심을 부린다. 순간이동을 들고 있지는 않았지만 궁극기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잘 성장한 천천의 갱플랭크를 바텀에 보내고, 본대는 전령을 치기 시작한다. 이때, 트런들을 플레이한 한왕호는 점멸을 들고 있지 않았지만 솔방울 탄을 활용해 과감하게 전령 둥지 안으로 들어간다. 강타를 전령에 바르며 체력을 회복하면서 시간을 끈 한왕호는 마오카이의 궁극기까지 뽑아낸다.
이후 싸 먹는 구도를 만든 젠지는 좋은 진영을 유지한 채로 전투를 열었고 상대 둘을 잡아내면서 다시 분위기를 되찾아온다. 자칫 위험에 빠질 수도 있던 경기를 다시 자신들의 흐름으로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분위기를 탄 젠지는 이후 전투에서 세 번째 드래곤 스택을 포함해 상대 미드 1차 포탑을 파괴하면서 더욱 기세를 올렸다. 25분에 상대의 정비 타이밍을 노리고 바론까지 마무리한 젠지는 바론 버프와 함께 밀고 들어갔고 결국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왕호의 과감한 전령 둥지 쪽 판단과 함께 어려웠던 경기를 뒤집은 젠지는 RNG와 5승 1패 동률을 이뤘고, 이어진 타이 브레이크에서 압승을 거두며 조 1위로 8강에 올라섰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