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넘은 젠지
젠지e스포츠는 8강에서 담원 기아를 만나 명승부 끝에 3대2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경기를 펼친 끝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소환사컵을 향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체급에 자신감을 가지는 팀인 만큼 젠지는 8강전에서도 후반에 강점을 가진 조합을 꺼내 드는 모습을 보여왔다.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이겨내면서 LCK 서머 챔피언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초반에 경기를 완벽하게 굴리지 못했다는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강팀으로 평가받던 담원 기아를 이기고 올라온 만큼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것은 변함없다.
◆압도적인 체급 차이를 보여준 징동
징동 게이밍은 8강 토너먼트를 가장 쉽게 통과한 팀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로그와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내면서 3대0 압승을 거뒀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바텀 듀오마저 로그의 바텀 듀오를 압도하면서 손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만, 기본적인 체급 차이가 났던 두 팀의 대결이었던 만큼 아직 토너먼트에서의 강점이 드러났다고 보기 어렵다. 징동에게 4강에서 만날 T1은 그룹 스테이지 상대했던 담원 기아 이후 가장 까다로운 상대다. 그렇기에 그룹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상체를 중심으로 한 단단한 운영과 8강에서 폼을 끌어올린 바텀의 조화가 잘 이뤄져야만 한다.
◆점점 올라가는 경기력의 T1
T1은 롤드컵에 들어와서 가장 일관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프나틱에게 1패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쉽지 않은 상대였던 로열 네버 기브 업(RNG)을 상대했던 8강에서 3대0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교전에서 집중력과 운영 단계에서의 디테일, 밴픽 구도에서의 주도권 등 T1은 확실히 지난 서머보다 발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주변의 평가 또한 점점 올라가고 있기에 5년 만의 결승 진출은 물론, 6년 만의 우승까지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끝나지 않은 디알엑스의 '미라클런'
디알엑스의 행보는 기적의 연속이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 8강을 거치면서 쉽게 올라온 적이 없다. 특히, 0대2로 밀리던 상황에서 내리 세 개의 세트를 따내며 대역전승을 완성한 8강 경기는 이번 가을 디알엑스라는 팀이 어떤 팀인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에드워드 게이밍(EDG)마저 잡아낸 디알엑스의 다음 상대는 젠지다. 4강에 진출한 팀 중 가장 낮은 파워랭킹 순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발전부터 디알엑스는 이런 자신들에 대한 평가를 깨부수며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아직 디알엑스의 가을은 끝나지 않았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