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LCK 서머 결승전서는 담원 기아에게 1대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손석희는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롤드컵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빠르게 팀을 수습한 손석희는 11월 8일 T1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팀이 아닌 본인의 요청이었다.
한 시즌 휴식을 취한 손석희는 올해 5월 멕시코 게임단인 레인보우7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라틴 아메리카 리그인 LLA 클로징서 3위를 차지한 레인보우7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팀 에이스에게 2대3으로 패해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태국 방콕에서 휴식을 취한 손석희는 2023시즌에는 LCK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호흡을 해야 코칭스태프로서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Q, 최근 근황에 대해 알려달라
A, 서머 시즌 때 라틴 아메리카 리그(LLA) 레인보우7 감독을 맡았고 롤드컵 진출에 실패하면서 시간이 남았다. 현재는 태국 방콕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LLA 기준으로는 서머는 클로징 시즌)
Q, 지난해 롤드컵이 끝난 뒤 갑자기 계약 해지를 요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A, 팀이 롤드컵 4강에 가서 빠르게 이적 시장에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나가야 새로운 팀을 찾을 거로 생각했다. 목표로 한 건 미국, 유럽이었는데 당시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한 시즌을 쉬게 됐다. 올해 롤드컵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데 대회를 앞두고 LCS 팀이 공격적인 투자를 할 거로 봤고 팀을 롤드컵에 보낼 자신이 있었지만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Q, 지난해 위기였던 T1을 맡아서 좋은 성적을 냈다.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A, 롤드컵으로 가기 위한 상황이 쉽지 않았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고 선수들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려고 했다. 따뜻한 말들을 많이 하며 독려했고 주어진 상황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휴가 때는 선수 본가에 가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등 최대한 밀착해서 신뢰를 쌓으려 노력했는데 그게 주효했던 거 같다.
선수들이 잘해준 거지만 자칫하면 안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든 수습하는 걸 보면서 나도 생각보다 능력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웃음) 팀 합이 중요했다. 그 과정서 나름대로 선수들이 최대한 뭉칠 수 있도록 했다. 그게 중요했다. 롤드컵 4강전서 담원 기아에게 2대3으로 패했는데 한 끗 차이라고 생각했다. 5세트서 사용한 제이스가 너프 당했는데 영향력이 미비했다. 제가 조금 더 경험이 있어서 '메타에 안 맞는 거 같으니 제외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못한 게 후회가 남는다.
Q, 그래도 본인이 감독대행으로 있었을 때는 밴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A, 밴픽은 로봇을 합체하는 거로 생각한다. 주가 되는 챔피언을 만들어놓고 살을 붙이는 데 거기서 최대한 이유를 다는 게 중요하다. 살을 붙이는 챔피언을 뽑을 때도 이유를 찾아야 한다. 작년에는 '모멘트' 김지환 코치와 성향이 부딪히는 게 있었지만 건설적으로 토론이 있었기에 좋은 밴픽을 만드는 게 가능했다.
Q,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서 그런지 LCK 등 4대 리그에서 제안을 받았을 거 아니더라.
A, 어느 팀이라도 밖에서 봤을 때 코칭스태프의 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시장으로 나가보니 정말 다르더라. 조금 억울했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코치, 감독으로서 지식 면에서 최전성기라고 생각했다. 인터뷰, 피드백을 통해 평가를 받았으면 좋았을 건데 그러지 않아서 에이전트를 써야할까하는 생각도 했다.
Q, LLA를 거쳤지만 공백은 어쩔 수 없다. 내년 시즌에는 어디에서 도전해보고 싶은가.
A, 한 시즌 쉰 뒤 멕시코를 갔다 왔지만 다시 한번 한국서 도전해보고 싶다. 어디든 상관없지만 5명이서 한 가지 목표를 갖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그게 코치, 감독으로서 전부인 거 같다. 계속 코칭스태프로서 발전하고 싶은 나로서는 최고의 리그인 LCK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좋은 선수들과 호흡해야 코칭스태프도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