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은 28일 SNS을 통해 '페이커' 이상혁과의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년은 LoL e스포츠에서 할 수 있는 최장 계약을 의미한다. 이번 계약으로 '페이커' 이상혁은 전신인 SK텔레콤 T1부터 T1까지 한 팀에서만 13년 동안 활동하게 됐다.
지난 2013년 SK텔레콤 T1 2팀에서 활동한 이상혁은 10년 동안 팀의 주전 미드 라이너로 활약했다. 이상혁은 LCK에서만 전무후무한 10회 우승을 달성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는 3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2 롤드컵서는 디알엑스에게 2대3으로 패해 4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꾸준한 기량을 보여줬다. 롤드컵을 끝으로 T1과 계약이 종료된 이상혁은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T1과의 동행을 택했다. T1도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상혁에게 3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이로써 이상혁은 프로 스포츠에서 보던 원클럽맨이 됐다. 원클럽맨은 프로 스포츠에서 한 팀에서만 선수 생활을 마친 걸 의미한다. 처음에는 럭비, 축구에서 시작된 단어이지만 한국에서는 야구 등 프로 스포츠에서 폭넓게 사용한다. 원클럽맨은 한 팀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활동해야 하는데 이상혁이 e스포츠에서는 처음으로 달성했다.
한국 스포츠에서는 2,504안타로 KBO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한 박용택이 LG 트윈스에서 19년 동안 활동했다. 올해 한국 시리즈서 MVP를 받은 SSG 김강민도 대표적인 원클럽맨 선수다. e스포츠에서는 20대 중반만 되도 은퇴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서 이상혁은 꾸준함을 바탕으로 13년 원클럽맨을 달성했다.
T1 원클럽맨이 된 이상혁은 LoL e스포츠에서 거의 없는 30대 프로게이머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2013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데뷔한 이상혁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혁은 "매년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10년이라는 시간이 금세 지나갔던 것 같다"며 "저를 필요로 하는 팀인 만큼 더욱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