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역시 일부 T1 팬들이 진행했던 트럭 시위였다. 라이벌 젠지e스포츠와의 맞대결에서 T1이 패하자, 일부 T1 팬들이 항의의 뜻을 담은 트럭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젠지전에 앞서 커뮤니티에 성명문을 발표했던 일부 팬들은 패배 이후 트럭 시위를 행동으로 옮겼다. 시위를 진행한 이들은 밴픽 등의 문제를 꼽으며 감독, 코치진 교체를 요구하는 내용의 트럭을 T1 사옥, LCK 경기가 열리는 롤파크 등에 보냈다.
여론은 좋지 않았다. 당시 T1은 스프링 전승 우승 이후 서머 14승 2패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기상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많은 T1 팬들 역시 '일부 팬들의 의견'이라는 자세를 취했다. 시위가 선수들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생기면서 더욱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렇듯 시위 방식과 시기에 대한 문제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팬들이 이런 방식으로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던 사건이었다.
커진 팬들의 목소리가 변화를 불러온 사례도 있었다. LCK 방송 콘텐츠인 '롤리나잇' 방송 포맷 변경이 대표적이다. '롤리나잇'은 LCK의 인기 방송 콘텐츠다. 선수들과 진행자의 입담으로 많은 재미 요소를 만들어내며 사랑받았다.
그런 '롤리나잇'이 지난 서머 시작을 앞두고 변화를 예고했다. 진행자가 존재했던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출연하는 선수들의 개인 방송 콘셉트로 가기로 한 것. 그러나 첫 화 이후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전문 진행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아쉬웠던 방송 진행 방식, 선수를 향한 도 넘은 질문 등의 문제가 불거진 것. 이에 따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라이엇 코리아는 한 주 만에 방송 포맷 변경을 발표했다. 포맷이 변경되면서 다시 전문 진행자가 투입됐고, 선수들 역시 편하고 재미있게 방송에 임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팬들의 목소리가 방송 콘텐츠 제작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게 팬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게임단과 각 지역별 리그 역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더욱 자주 갖고 있다. 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소통의 기회가 늘어난 만큼, 앞으로도 팬과 게임단, 리그 모두 더욱 책임감을 가진 건강한 의견 교환을 기대해본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