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 아레나에서 진행된 2023 LCK 시즌 킥오프가 많은 관심 속에 치러졌다. 리그를 대표하는 두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과 '데프트' 김혁규를 중심으로 10개 팀, 10명의 선수가 참여해 본격적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기를 더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점은 출전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올스타전 특유의 유쾌함을 잊지 않은 동시에, 진지한 경기와 함께 수준 높은 경기를 팬들에게 제공했다는 점이다.
본경기의 진영 선택권을 두고 치러진 문도피구와 본경기 종료 후 POS(플레이어 오브 더 시즌 킥오프)을 가리기 위한 칼바람 나락 경기는 이벤트전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났다. 선수들의 인게임 보이스를 방송에 내보내면서 더욱 즐거움을 줬고, 입담을 뽐낸 '커즈' 문우찬은 순식간에 시즌 킥오프 후반부의 주인공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반면, 소환사의 협곡에서 치러진 본경기에서는 웃음기 뺀 진지한 대결이 펼쳐졌다. 선수들은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챔피언을 통해 기량을 뽐냈고,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경기가 이어졌다.
기존 드래프트 방식의 밴은 없었지만, 앞선 세트에서 사용했던 챔피언을 이후 세트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한 규칙도 유효했다. 이로 인해 팬들은 다양한 챔피언을 사용하면서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로부터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김혁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하기 전에 바텀에서는 케이틀린, 루시안, 유미 없이 하자고 사전에 협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선수들 역시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동시에 밸런스를 신경 쓰면서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단순히 선수들을 모은 올스타전 형태의 이벤트전에 그치지 않고 승리 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감정 표현 보상이나, POS에 개인 상금을 부여했고, 이런 부분들이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감정 표현의 경우 선수들이 인터뷰를 통해 욕심을 숨기지 않았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
또한, 지난달 이상혁과 김혁규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선수 선발 당시 각 팀당 한 명씩의 선수를 뽑을 수 있다는 규칙을 걸면서 10개 팀 선수 모두 이번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도 큰 의미를 줬다. 모든 팀이 참여했기에 LCK 개막 전 리그의 모든 팀과 팬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올스타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처음 치러진 시즌 킥오프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런 경험을 발판 삼아 내년에도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벤트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