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프릭스 '씨맥' 김대호 감독
"올해 들어서 가장 기쁘다. 단순히 오늘 하루 어떻게 이겨보려고 준비한 픽들로 이긴 게 아니라, 딱 맞아떨어진 밴픽 안에서 픽 디자인에 맞게 선수들이 실수 없이 완벽하게 게임을 수행해줘서 승리를 떠나서 경기력이 뿌듯하고 좋았다.
1세트 유미를 내준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레드 팀이었는데, 블루 팀에게 게임의 픽 콘셉트를 진행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 보통 위에서 바텀 구도를 건드리는데 바텀 구도를 어떤 식으로 건드리는지에 따라 '유미를 넘겨도 된다', '다른 챔피언을 넘겨도 된다' 같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놨다. 그런데 레드 쪽에서 예상했던 경우의 수 중 하나로 밴픽이 진행돼 밴픽도 빨랐다.
트리스타나의 경우 '불독' 이태영이 카사딘이 유행하지 않을 때도 2군에서 미드 주도권을 가져오는 픽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스크림 때도 가끔 했는데 숙련도가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카사딘이 나오면 각을 보자고 했다. 이태영이 잘했다.
'준' 윤세준과 '모함' 정재훈의 경우 둘 다 강점이 뚜렷하다. 그래서 웬만하면 선수 교체를 하지 않는 저도 가늠이 잘 가지 않아서 번갈아 쓰고 있다. 정재훈은 라인전 디테일이나 피지컬이 좋다. 윤세준은 역시 라인전이 나쁘지 않지만, 운영 단계에서 피하면 안 되는 저리, 물러나면 안 되는 자리에 대한 인지가 조금 더 빠르다고 판단해서 지금은 윤세준을 기용하고 있다.
메타를 포함해 그때그때 다를 수는 있지만, 현재는 윤세준이 아무래도 스크림을 조금 더 많이 뛰어서 호흡을 많이 맞춘 상태다. 그래서 혹 정재훈의 개인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윤세준을 넣었을 때 팀의 출력이 더 높을 수가 있다. 그래서 스프링은 윤세준을 주력으로 가게 될 확률이 높은 것 같다. 물론 서머 들어서는 다시 경쟁할 수 있다.
이태영은 오늘뿐 아니라 이전 경기부터 물론 모두 패했지만, 계속 원하는 플레이를 해줬다. 이태영은 대회에서 긴장하지 않고 콘셉트를 잘 이해해주면서 잘 적용해주는데 오늘 완전히 빛을 발했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무의식중에 의심도 들었을 텐데 그런 의심 없이 서로 신뢰하는 상황에서 좋은 퍼포먼스 보여준 게 대단하고 멋있다고 느꼈다.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두두' 이동주는 제가 감독이지만 의지할 수 있는 어른스러움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많이 기대고 있고, 팀이 힘들어도 나무처럼 자기 할 일을 정확히 알고 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고점과 저점을 겪으며 파도처럼 가겠지만 계속 좋은 경기력을 지향해서 팬들이 지켜볼 맛 나는 팀 만들어보겠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