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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윤수빈 아나운서, "'육수빈'-'꽉수빈'이 과학이냐고요?"

KBSN 여자농구 매거진 프로그램 '아이러브 바스켓볼' 안방마님 윤수빈 아나운서

[김용우가 만난 사람] 윤수빈 아나운서, "'육수빈'-'꽉수빈'이 과학이냐고요?"
지난해부터 LCK에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다. 윤수빈 아나운서가 분석 데스크와 인터뷰를 맡고 '강퀴' 강승현 해설이 중계를 맡았을 때 풀 세트를 가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팬들은 강승현 해설을 '꽉퀴', 윤수빈 아나운서에게는 '육수빈'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LCK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재미있는 자료를 공개했는데 강승현 해설과 윤수빈 아나운서가 같은 날에 일할 때 평균 매치 수는 총 6매치 중 5매치(평균 4.8)이며 풀 매치 확률은 35.3%(평균 18.7%)였다.

강승현 해설이 하차한 뒤에도 윤수빈 아나운서의 미스터리는 계속됐다. 풀 매치 확률은 조금 줄어들었는데(35.3%->30.7%) 풀 매치와 함께 5매치를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단 윤수빈 아나운서가 분석 데스크와 인터뷰를 하는 날은 5~6매치는 각오해야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윤수빈 아나운서가 올 시즌부터 KBSN 여자 농구 매거진 프로그램인 '아이러브 바스켓볼(알럽바)'를 맡게 된 이후 여자 농구인 WKBL서도 연장전이 늘어났다. 지난 해 10월 30일 공식 개막전인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KB 스타즈의 2차 연장전을 시작으로 6번이 나왔는데 3번이 2차 연장이었다고.

LCK에서 윤수빈 아나운서 별명이 '육수빈'이었는데 KBSN서는 '꽉수빈'이라는 별명이 추가됐다고 한다. 워낙 그쪽으로 이슈가 크지만 실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 KBSN 관계자는 기자에게 "사실 외부에서 섭외한다고 했을 때 걱정했는데 방송했을 때 찰지게 잘하더라"며 "농구 용어는 외국어가 많아서 발음하기 어려운데 무난하게 소화하는 거 보면서 깜짝 놀랐다. 정말 잘한다"고 칭찬했다.

Q, '아이러브 바스켓볼' MC를 맡게 됐다. 소감은.
A, 새로운 스포츠를 맡게 돼서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다. 지금은 조금 했다고 룰을 숙지하는 것도 처음보다는 조금 수월해졌다. 재미있게 시작했는데 할수록 선수들도 만나는 등 애정이 많이 생기는 거 같다.

Q, KBSN 간판 프로그램인 '아이러브 베이스볼'과 비슷한 정보 프로그램인 거 같다. 소개해달라.
A,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50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다. 한 주간에 있었던 여자 농구 소식을 모아서 전해주고 있다. 이번 시즌부터 진행을 맡게 됐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사실 KBSN은 오랜 시간 정보 프로그램에 자사 아나운서를 썼는데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2017년 KBSN서 활동하다가 5년 만에 돌아온 최희 아나운서를 빼면 프리랜서 아나운서로서는 본인이 처음인 거 같다.
A, 그래요? 진짜 몰랐다. 처음 들었다. KBSN 아나운서였다가 이직한 친구가 여기 다닐 때부터 외부에서 아나운서님들이 왔다는 이야기했었다. 그래서 처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좀 일찍 이야기해줬으면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할 걸 그랬다.(웃음) 그 건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다. 남은 기간 더 잘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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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LoL의 경우 직접 게임을 해야 하지만 WKBL의 경우 직접 할 수 없고 자료도 방대해서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거 같다.
A, 농구를 직접 해볼 수 없기에 방법은 경기를 많이 보는 건데 처음에는 룰보다 구단과 선수 얼굴, 선수들의 특징, 선수의 역사 같은 걸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구단이 운영하는 유튜브를 팔로우하면서 영상을 처음부터 쭉 다 봤다. 그리고 회사에서 먼저 공부하면 좋은 선수 리스트를 줘서 그 선수 위주로 찾아보곤 했다. 그러다 보니 경기를 봤을 때 내가 공부했던 그 선수다, 이렇게되니까 좀 더 흥미를 갖기 쉬웠다. 룰은 이후에 조금씩 알게 된 거 같다.

Q, 야구의 경우 케이블 채널에서 정보 프로그램이 많지만, WKBL의 경우 KBSN 14년째 유일하게 중계권을 갖고 있어서 참고할 수 있는 방송이 없다. 처음 준비했을 때 난감했을 거 같은데.
A, 처음에는 '아이러브 베이스볼'을 많이 봤다. 방송 포맷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진행할 때도 내용만 다르지, 비슷하게 흘러가는 거 같았다. 농구 공부는 구단 유튜브와 경기를 보면서 준비했다.

Q, 올 시즌은 KB 스타즈가 탈락했고 김단비를 앞세운 우리은행이 1위로 PO에 갔다. 시즌을 보면서 인상 깊게 본 모습은?
A, 원래 다른 스포츠에 관심 있던 게 아니라서 경기를 챙겨보면서 관심을 가진 건 농구가 처음이다. LoL보다 조금 더 강팀과 약팀이 명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중간이 되게 치열하고 우리은행 우리WON이 완전 강팀, 하나 원큐는 약팀 등 강팀과 약팀이 명확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본 적이 있는데 몸을 쓰면서 하는 스포츠다 보니 되게 역동적이고 응원도 LoL보다 훨씬 더 치열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보러 가서 응원하는 거로 생각했다.

Q, MC로서 '아이러브 바스켓볼' 방송 진행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A, 아직도 어려운 게 LCK는 보통 대본이 정해져 있지 않고 알아서 작성해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좀 어려웠지만 자유도는 조금 더 높다. 뭔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즉흥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좀 있는데 여기는 대본이 정해져 있다. 대본을 보면서 하는데 너무 죄책감이 느껴졌다. 지금도 좀 그렇다. 뭔가 막 외워서 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잘 안되더라. 대본에 의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하듯이 패널들과 하고 싶은데 아직 좀 어렵다.

Q, KBSN 홈페이지 문구를 보니 '게임계의 꽉여신에서 농구여신으로'라고 적혀있던데 아직 '꽉여신'에서는 못 벗어난 거 같다.
A, 매번 말하지만 그렇게 싫지 않다. 그렇게라도 이미지가 생긴 게 좋아서 딱히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없다.

Q, 이젠 부담에서 벗어나 그런 걸 즐기는 분위기 같다.
A, 어차피 모두가 알지만 사실 제가 '꽉'을 만든 건 과학적인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다들 약간 농담 반 진담 반 그리고 1세트서 패한 팀을 응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거 같아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 입장서는 한 번이라도 뭔가 노출이 되는 게 나쁜 일이 아니다. 그렇게 경기와 방송이 길어지고 치열하게 되더라도 저로서는 사실 나쁠 건 없다.

Q, 그래서...
A, 즐기는 게 맞는 거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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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과거 스포츠 아나운서를 보면 비를 몰고 다니거나 연장전이 속출하는 아나운서가 존재했다. 당시에는 징크스라는 개념이 컸는데 본인은 '밈(meme)'으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A, 저는 긍정적인 거로 생각한다. 어떻게든 저를 기억해줄 수 있는 요소가 하나 늘어난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올해 들어서는 저도 신기했다. 이번에 여자 농구도 연장전을 정말 많이 갔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좀 신기하다.

Q, WKBL서도 연장전이 6회가 나왔다. 절반이 2차 연장인데 농구에서 한 시즌서 연장전이 속출하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 6번 중에 절반이 2차 연장이라는 것도 놀라운데 본인이 와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A, 좀 신기하다. 신기하지만 저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기는 좀 조심스러운 게 어쨌든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때문에 뭔가 이렇게 됐다는 걸 이야기하는 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Q, 팬들은 여자농구 소식이 들려진 이후 야구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
A, (웃으면서) 이 정도면 한번 실험해보고 싶긴 하다. 다른 스포츠도 한번 해봐서 거기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실험해보고 싶다.

Q, LCK에서는 '육수빈'으로 불리고 KBSN도 '꽉수빈'이라고 하더라.
A, 여자농구에서 또 다른 라이벌이 있다. 손대범 해설위원(현 점프볼 기자)이다. 저는 매거진 프로그램만 하는데 그 분은 중계를 한다. 중계할 때마다 연장전이 나온다고 들었다. 작년 '강퀴' 강승현 해설 같은 포지션인데 여기에서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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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육수빈', '꽉수빈'은 과학이라고 생각하는가?
A, 과학은 아니지 않나? 너무 티 나는 발언인가.(웃음) 6세트만 가는 게 아니라 5세트도 가고 그런 걸 보면 과학까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많이 하긴 한다는 생각이다.

Q, LCK에서는 최장수 분석 데스크 진행 기록을 세웠다.
A, 진짜 그건 좋다. 나에겐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다. 다르게 말하면 전임자들이 짧게 했다는 건데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씁쓸하다. 이젠 오래 해서 이제부터 오는 분들은 평균적으로 길게 했으면 좋겠다. 분위기도 그렇게 바뀌었으면 한다.

Q, 올해는 월즈가 한국에서 열린다. 합류 이후 월즈를 보러 갈 수 있게 됐는데.
A, 제가 참가할 수 있는 것과 국제 대회를 관람하는 건 처음이다. 작년 부산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때 가보긴 했지만 LCK 팀 경기가 아니었다. LCK 팀의 국제 대회 치르는 걸 처음 보는 거라서 너무 기대된다.

Q, '아이러브 바스켓볼' MC를 맡았고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A, 야구는 오지 말라고 하는데 한번 가봐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웃음) 저는 그렇게 막 장기적인 미래 계획을 세우고 사는 편이 아니다. 다음에는 뭘 해야지 한다는 계획은 없다. 뭔가 기회는 어떻게든 오지 않겠나고 그러면 그걸 또 받아서 열심히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Q, 혹시나 야구로 가서 연장전이 속출한다면?
A, 그러면 8시나 9시 뉴스를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아. 여자 농구를 해보니 남자 농구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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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러브 바스켓볼' MC로서 어떻게 이끌고 싶은가.
A, 프로그램을 이끌고 나간다고 하기엔 제가 너무 막내고 패널분들의 경험과 지식이 너무 좋다. 이끌고 나간다는 거보다 잘 이끌어지기라도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농구라는 종목에 흥미와 관심이 생기고 더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단계다. 그걸 바탕으로 농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다음번에도 기회가 생기면 그때는 조금 더 발전할 수 있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서 스포츠광인 친구들을 보면 도대체 어떤 매력이 저렇게 미치게 할까 궁금했다. 저는 그런 거에 대해 엄두를 못 냈는데 일을 하면서 그런 게 생기는 거 같다. 농구장에도 가보고 선수들한테도 관심을 가지다 보니 당시 스포츠에 미쳐있던 친구들이 이런 매력 때문에 그랬다는 걸 느끼게 되는 거 같다.

요즘에는 다른 스포츠 경기들을 보거나 월드컵, 올림픽 경기를 봐도 저건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Q, 2023년 목표는 무엇인가.
A, 개인적으로는 건강하자인데 아직은 성과가 전혀 없다. 뭔가를 정해서 이뤄내겠나 보다는 지금까지 하던 거를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욕심 정도만 있다. 또 기회가 오면 그걸 잘 잡아야 할 거 같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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