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안웅기 COO는 13일 오후 T1 소통 방송에 정회윤 단장과 함께 참여해 "팝업스토어 데코레이션에 있는 시계의 시간이 15시 57분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며 "뒤늦게 발견하게 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놓친 부분이었고 경위를 설명하자면 우선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상황은 이렇다. T1은 최근 대형 마트에 팝업스토어를 만들었는데 데코네이션에 있는 시계가 15시 57분으로 나와 있다. '15시 57분'은 T1으로서는 아픈 내용이다.
SK텔레콤 T1 시절인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 2일 차서 '루키' 송의진(TES), '더샤이' 강승록(웨이보 게이밍)이 속한 인빅터스 게이밍(IG)을 상대로 15분 57초 만에 넥서스가 파괴당했다. 당시 공식 기록은 16분 01초였는데 게임 내 중계방송에 보여진 건 15분 57초였고,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픈 '밈(meme)'으로 남아 있다.
안 COO는 "디자인을 우리가 컨펌하고 최종 승인한 건 맞지만 T1 디자인 팀이 하지 않았다. 외주 업체를 고용해 디자인과 팝업 스토어의 시공을 진행했다"며 "외주 업체에서 시안을 여러 번 줬고 저희가 수정 요청을 했다. 최종적으로 승인된 디자인으로 시공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T1 디자인 팀이 실수를 한 건 아니며 오히려 최종적으로 컨펌할 때 제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외주 업체에서 디자인의 여러 시안을 통해 왔는데 시간이 매번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온 시간은 15분 57초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파악하고 있다. 외주 업체서는 그 시각으로 요청했다고 해서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시공할 때 최종적으로 확인 절차를 거쳤어야 했는데 몇 주가 지났는데도 확인하지 못한 건 저희 불찰"이라며 "시공 업체나 외주 업체에 의도성에 상관없이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T1은 해당 시공 업체와 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최종 시안에 대해선 시간 등 진상을 파악해볼 예정이다. 안 COO는 첫 번째 최종 시안 이미지를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17시 10분으로 나와 있었다. 그는 "우리가 최종 컨펌을 한 게 이거라고 생각했다. 여러 시안에서 나온 시간과 최종 버전은 차이가 있다"며 "최종적으로 인쇄가 된 시각은 15시 57분이었다. 놓친 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COO는 SNS에 올라온 입장문에 관해선 "회사 COO로서 대외적으로 나가는 메시지는 제가 어쨌든 책임을 지는 게 맞다"며 "다만 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표현이 투박하게 나왔고 사태의 심각성을 잘 표현해야 했다. 외주 업체의 의도성이 없음을 전달하는 과정서 그 부분만 부각을 시킨 거 같다"고 해명했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한 그는 "해당 업체하고는 추후에 어떤 업무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그쪽에서는 의도성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저희는 이거에 대해 신뢰할 수 없으며 그쪽과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며 "두 번째 대책은 업체의 의도적인 행동, 실수 등 그게 어떤 경위로 발생한 건 일이건 간에 우리가 최종적으로 확인을 잘해야 했다. 디자인 부분서 최종 승인하는 과정을 보완하겠다. 회사의 경영과 대외적인 메시지를 내보내는 책임을 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사과에 그치지 않고 대책을 강구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옆에 있던 정회윤 단장은 "제 생각을 말하자면 외주 업체는 괘씸하다. 단장으로서는 황당하고 유감이다. 그리고 T1의 동료로서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팬들의 분노, 선수들의 어이없음에 대해 공감이 가는 거 같다"며 이번 일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