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26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플레이오프 2라운드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3대1로 제압했다. 한화생명을 꺾은 젠지는 이제 T1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왕호는 이날 경기에서 바이를 플레이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그 활약을 인정받아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를 받기도 하는 등 팀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한왕호는 "한화생명이 상대로 결정됐을 때 무조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했는데, 준비한 대로 경기력이 잘 나온 것 같다"며 "잠실까지 가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잠실에 가게 돼 기쁘다는 한왕호. 그는 이번 시즌 스프링 마지막 두 경기가 열릴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016 LCK 서머 결승을 치렀고 우승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잠실에서 경기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을 살려 버프를 받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젠지는 한화생명의 '빅게임 헌터' 본능을 억제하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한 번의 세트를 내주기는 했지만, 승리를 따낸 세트에서는 상대보다 한 수 위의 운영 능력을 드러내며 빠른 속도로 상대를 찍어눌렀다. 젠지는 한화생명전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한왕호는 "디플러스 기아와 한화생명의 경기를 보면서 당시에는 잘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확실히 조합이 조금 더 저희랑 비슷해진 느낌을 받았다"며 "그래서 '상대 역시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한화생명을 꺾은 젠지는 승자조에서 T1을 상대하게 된다. 정규 리그 1위를 기록했던 T1은 자신들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kt 롤스터를 맞아 명승부를 펼치며 승자조에 선착한 바 있다. 상대하게 될 T1에 대해 한왕호는 "T1과 kt의 경기를 보면서 두 팀 다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특히, 마지막 세트는 양 팀의 미드 선수들을 보면서 저게 '유관 DNA구나' 하면서 봤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이제 저희가 T1을 만나게 된 거니까 그날은 선수들 모두 저희가 더 잘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충분히 결승을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설령 진다고 하더라도 코인이 하나 더 남아있으니까 편하게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T1의 운영 능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T1의 경기를 보면 결단력이 확실히 좋다"며 "저희도 그거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T1이 호흡을 오래 맞춘 만큼 강한 것이 사실이다"고 T1의 힘을 인정했다. 이어서 "그래도 어쨌든 맞대결에서는 저희가 조금 더 잘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걱정까지는 안 된다"며 "다만, 밴픽도 좋고 선수들의 챔피언이 폭이 넓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왕호는 팀원을 향해 "3세트 같은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저희 초반에 터져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였음에도 역전의 기회를 만들려고 한 부분에서 우리가 위로 올라갈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느꼈다"며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선수들에게 말해주고 싶었고, 항상 그렇게 생각하면서 게임에 임하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