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kt 롤스터를 3대1로 꺾고 결승으로 향했다. 이 승리와 함께 젠지는 창단 첫 MSI 진출권 역시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피넛' 한왕호는 kt를 맞아 오공, 엘리스 등으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젠지는 정규 리그서 단 한 번도 꺾어보지 못했던 kt를 맞아 1세트를 패하며 불안하게 경기를 출발했다. 2세트 역시 초반 좋지 않은 흐름을 가져가기도 했지만, 이런 어려운 순간을 모두 이겨내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한왕호는 "1, 2경기가 쉽지 않았는데 2경기 잘 역전하면서 3대1의 좋은 승리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2세트 포기하지 않고 잘 이긴 부분부터 잘 굴러간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마침내 스프링 들어서 처음 kt를 꺾은 젠지는 결승 진출의 기쁨뿐 아니라, 창단 첫 MSI 진출의 기쁨 역시 맛봤다. 이에 대한 소감으로 한왕호는 "개인적으로 세 번째 MSI인데, 예전에는 한 팀이 리그를 대표하는 느낌이라서 부담감이 있었다"며 "물론 지금도 대표하는 것은 맞지만, 이제는 두 팀이니까 그런 부담이 덜할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편하게 대회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규 리그에서 젠지는 kt를 두 번 만나 모두 패한 바 있다. 그런 좋지 않은 전적 속에서 다전제에서 다시 kt를 상대한 젠지는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하며 마지막에 웃었다. 한왕호는 "정규 리그 때도 경기는 치열했고 역전당한 경기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큰 무대다 보니까 저희가 실수하더라도 상대 역시 실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또, 밴픽을 준비할 시간이 많았고, 플레이오프 팀 중에서 그렇게 밴픽적으로 제일 덜 까다로웠던 팀인 것 같다"고 kt를 이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3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젠지. 지난해 두 번의 결승에서 T1을 만났던 젠지는 이번에도 T1을 상대하게 된다. 한왕호가 생각하는 작년의 T1과 지금의 T1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그는 "폭발력이야 원래부터 강했던 팀이니까 그것과는 별개로, 합을 맞춘 지 2년이 넘다 보니까 더욱 견고해진 것 같다"며 "한 라인으로 내일 엎치락뒤치락할 것 같진 않지만, 굳이 승부처를 꼽으면 미드라고 생각한다. '페이커' 이상혁과 '쵸비' 정지훈 모두 현재 폼이 좋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왕호는 T1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늘 할만하다고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결국 승리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T1전을 앞두고 항상 할만하다고 하고 패했다. kt전을 앞두고도 그렇게 말하고 늘 패했는데, 오늘은 실제로 이겼다. 한 번 약속을 지켰으니 내일도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