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G 기상캐스터인 배혜지 아나운서는 '조우종의 FM 대행진'서 '일어나, 회사 가야지'의 고정 캐스터로 출연 중인데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100% 텐션의 춤 실력을 보여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LCK에서도 마찬가지. LCK를 거쳐 간 많은 아나운서가 초반 긴장 때문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과 달리 배 아나운서는 첫날부터 다른 모습을 보였다. 디플러스 기아 '데프트' 김혁규에게 르세라핌의 '안티프레자일' 춤을 시켰고, T1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에게는 뉴진스의 'OMG'를 추게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뷰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다. 텐션은 높지만 어쩔 때는 선수의 엄마처럼 다독이기도 하는 등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보는 사람들이 하여금 웃음 짓게 한다는 배혜지 아나운서는 LCK 정규시즌 마지막 날에 만난 자리서 "처음 합류하면서 잘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이 많았는데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고 아껴준 덕분에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첫 시즌을 소화한 소감을 전했다.
사실 LCK에 들어오는 아나운서들은 다른 종목과 달리 선입견을 보는 게 사실이다. LCK 등 LoL e스포츠의 흐름과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배 아나운서는 "LoL은 친구들과 같이하면서 즐기는 수준이었는데 직접 일로서 마주하게 되니까 공부해야 할 게 정말 많았다"며 "방에서 제가 게임하는 것과 선수들이 게임하는 걸 지켜보는 건 느낌이 너무 달랐다. 선수들의 프로 정신, 팬들의 열정을 담아내기 위해 공부로 접근했다. 진짜 열심히 공부해서 잘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배혜지 아나운서는 첫날 너무 떨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에 하트 할 때 손을 떨었다고 하더라. 그만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편안하게 인터뷰를 해줬다"며 "제가 무리하게 춤도 부탁드렸는데 잘해준 덕분에 좋은 추억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배 아나운서의 강점은 텐션이다. 다른 아나운서보다 높은 텐션으로 주위를 장악한다. 그는 "LCK에서 제 에너지를 다 발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진짜 즐기면서 일을 하고 있다"며 "그 모습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도 있을 건데 제 텐션을 사랑스럽게 봐주는 팬도 있어서 감사하게 일하고 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LCK에서 보여주는 건 6~70%라고 했다. 만약에 100%일 경우 어떨지 묻자 배 아나운서는 춤을 추며 행동으로 보여줬는데 텍스트로 기사화하는 게 불가능했다.
배혜지 아나운서는 "팬들이 좋아해 줘서 너무 감격스럽다. 댓글을 보면서 일희일비 안하려고 마음잡곤 하는데 따뜻하게 남겨준 댓글을 한 번 보기가 아깝더라"며 "다음에 들어가서 또 보고 또 보고... 막 초콜렛을 꺼내 먹듯이 보면서 힘들 때 힘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배 아나운서는 같이 활동 중인 윤수빈 아나운서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윤 아나운서와 같은 숙명여대를 나온 배 아나운서는 업계서는 선배이지만 LCK서는 후배다. 배 아나운서는 "걱정되고 긴장되는 것도 있었는데 (윤)수빈이가 '잘할 수 있어'라며 응원해준다"며 "LCK서는 너무 좋은 선배다. 수빈이가 있어서 스프링 시즌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끝으로 배 아나운서는 "처음 합류했을 때 팬들과 같이 울고 웃을 준비가 됐다고 했다"며 "팬들과 마음을 함께하고자 정말 노력했는데 따뜻하게 바라바줘서 정말 감사하다. 서머 때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팬들의 마음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