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는 16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MSI 브래킷 스테이지에서 빌리빌리게이밍(BLG)에게 1 대 3으로 패했다. 1세트를 패한 G2는 2세트 역전승에 이어 3세트에도 승기를 잡았으나, 결국 3세트와 4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G2가 2, 3세트에서 상대를 위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키엑스' 미하엘 메흘레의 잔나가 있었다. 이날 '미키엑스'의 잔나는 상대 진입각을 번번히 차단하면서 한타마다 승리를 이끌었다. 2세트 승부를 가른 마지막 교전에서도 잔나가 q스킬 '울부짖는 돌풍'으로 상대 4명을 모두 에어본시키면서 구도 자체를 바꿨다. 그 외의 순간에도 '미키엑스'의 잔나는 진입하는 상대를 번번히 띄우고 밀쳐내면서 원거리 딜러를 지킨다는 목적을 대부분 달성해냈다.
잔나 픽은 함께 등장한 징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자주 등장하는 징크스-아펠리오스 구도에서 징크스를 가져간 팀은 사거리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징크스를 가져가는 팀이 먼저 때리는 구도가 자주 등장하게 되고 반대로 상대 팀은 징크스를 노려야 하는 구도가 발생한다. 2세트에서 '적군와해'라는 긴 사거리의 스킬을 가진 신드라까지 등장하면서 사거리 싸움의 우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결국 상대는 진입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반대로 잔나는 아군 딜러들을 수호하는 상황이라는 판이 깔리게 됐다.
특히 유효타로 작용했던 이유에는 상대인 BLG의 특성과도 맞물려있다. BLG는 특성 상 탑 라이너인 '빈' 천쩌빈이 잭스 같은 브루저 형 챔피언을 잡는 경우가 많고, 팀적으로도 돌진 조합을 선호한다. 실제로 5픽이 아닌 3픽에 잔나를 뽑았음에도 BLG는 두 판 연속 잭스를 포함한 돌진 조합을 가져갔다.
물론 잔나 픽은 단점도 여실히 보여줬다. 가장 눈에 띄는 단점은 라인전 약점이었다. 지금까지 잔나가 대부분 브라움이나 알리스타와 같은 근접 서포터를 상대로 등장한 것은, 유틸 서포터끼리의 라인전 구도에서 잔나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잔나를 픽한 2, 3세트의 경우 상대 룰루-아펠리오스 바텀 조합에 라인전부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게임적으로는 두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첫 번째는 아이템 선택이다. 3세트에서 잔나가 '미카엘의 도가니'를 올리지 않고 '구원'을 올리는 선택을 했는데, 원딜을 지켜야하는 팀의 콘셉트와 아이템 성능 상 아쉬움이 남는 판단이었다. 후반에 갈수록 딜러의 대미지가 높아지기 때문에 힐보다는 한 번 cc기를 풀어줄 수 있는 '미카엘의 도가니'의 성능이 높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남는 또 하나는 3세트의 마지막 한타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상대 아리가 먼저 '점멸-매혹'으로 징크스를 노렸는데, 잔나가 징크스가 초시계를 활용한 타이밍에 궁극기를 사용하면서 징크스가 허무하게 잡혔다. 물론 이 장면에서는 탑인 '브로큰블레이드' 세르겐 첼리크의 초시계 활용이나 '캡스' 라스무스 뷘터의 궁극기 등 다양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잔나 역시 인게임에서 좋지 않은 선택으로 문제를 심화시켰다.
결국 G2의 잔나 픽은 사거리 우위를 이용해 먼저 때리고, 돌진해오는 상대를 막겠다는 조합을 구성한 핵심 픽이었다. 라인전 단계의 단점은 후반 한타 집중력으로 극복한 모습이었지만, 인게임에서 다양한 아쉬움을 남기며 결국 시리즈의 승패를 바꾸지는 못했다. 잔나가 다른 팀에서도 활용될지, 또 활용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앞으로의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허탁 수습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