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디알엑스는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팬데이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디알엑스의 주장 '라스칼' 김광희를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김광희는 서머 연습 과정에서 발견한 긍정적인 면을 이야기하며 조심스럽지만,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시즌 종료 후 근황에 대해 묻자, 김광희는 "본가에 가서 꾸준히 운동도 했고, 옛날에 같이 팀이었던 선수들, 어렸을 때 친했던 친구들 최대한 많이 만나면서 편하게 휴식하면서 보냈다"고 답했다. 힘들었던 시즌을 뒤로 하고 푹 쉬다 온 그의 모습은 한결 편해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 디알엑스에게 지난 스프링 스플릿은 잊고 싶은 기억일 수밖에 없다. 김광희는 "초반에 연패가 계속되면서 저희 방향성을 잃었던 게 컸던 것 같다. 이도 저도 아니었고, 진짜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는 상태가 됐었다"며 "사실 마지막쯤에는 연습 과정을 포함해 전체적인 상황이 조금은 괜찮아졌었다. 그런 상황을 저희가 빨리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게 너무 늦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아쉬움을 담아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지난 시즌에는 패자 인터뷰가 신설되면서 경기에서 진 팀의 감독과 선수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주어졌다. 하위권 팀일수록 기자실에 자주 들어올 수밖에 없기에, 디알엑스의 김목경 감독과 선수들 역시 시즌 내내 많은 패자 인터뷰를 참여했다. 그리고 시즌 초에는 밝은 표정을 유지하던 김목경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멘탈적인 이슈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김광희는 멘탈적인 부분보다는 연습 과정에서의 부족함을 꼽았다. "개인적으로 저는 멘탈적인 부분도 멘탈적인 부분인데, 사실 연습 과정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나마 제대로 된 연습 과정이라고 느꼈던 것이 시즌 들어가기 전과 시즌 막바지 정도뿐이었다. 사실 그 외에는 연습이 연습 같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아쉬움이 많을 수밖에 없던 스프링을 지나 이제는 서머 개막을 앞둔 김광희. 그는 "스프링을 9위로 마무리한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위안으로 삼은 것이 '결국 스프링이다'라는 생각이다"며 "결국은 서머가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은 연습하면서도 괜찮게 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있다. 팬들에게는 서머 때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렇게 위안을 삼고 있다"고 서머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또 그는 스프링과 비교해 확연히 좋아진 연습 과정을 설명하며 눈을 반짝였다. 김광희는 "스프링 때는 한타 연습을 하기 힘들 정도로 초반에 터지는 게임이 너무 많았다. 한타를 한, 두 번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 정도까지 못 할 정도로 힘든 게임이 많았다"며 "그런데 지금은 초반을 최대한 단단하게 하려 하고 있고, 한타 연습도 되는 중이다. 만약에 패배해도 어떻게 든 게임을 길게 가져가면서 버티는 게임을 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연습 과정에서는 게임 시간 자체가 길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팬데이에서 디알엑스는 서머 시즌을 함께 할 새로운 멤버를 공개하기도 했다. 디알엑스는 아카데미에서 미드라이너 '예후' 강예후와 원거리 딜러 '파덕' 박석현을 콜업해 로스터를 완성했다. 신인 선수들이기에 불안한 시선 역시 존재하지만, 김광희는 두 선수에게 '신인 같지 않은 선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광희는 "제가 이 친구들과 연습을 한 지가 오래되지 않아서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처음 느꼈을 때는 신인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며 "'예후' 강예후는 콜을 자신 있고 섬세하게 하는 선수고, '파덕' 박석현은 공격적인 포지션을 잘 잡으면서 딜을 잘하는 선수다"라고 소개했다.
서머 개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메타에 대한 질문 역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징동 게이밍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까지도 후반 원거리 딜러 캐리 메타가 이어지며 탑에서는 탱커가 주로 등장하고는 했다. 김광희는 이에 동의하면서도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솔킬 머신'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바람이라고 느껴졌다.
김광희는 "저도 탑 탱커 메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걸 해서 이기게 되면 또 그게 메타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최근 연습할 때까지만 해도 탱커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런데 빌리빌리 게이밍의 '빈' 천쩌빈을 보면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칼챔'을 적극 기용해 MSI 결승까지 갔다. 그런 걸 보면 결국 메타도 메타지만,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팀적으로 최대한 잘 준비해서 이기면 또 그게 메타가 되는 구나라고 느꼈다. MSI를 보면서 생각이 변했다"고 이야기했다.
착실하게 서머를 준비하는 김광희는 지금의 팀원들과 함께 롤드컵에 대한 꿈 역시 조금씩 키워가고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꾸준히 매 판마다 최선을 다해서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팀적인 목표는 아무래도 신인 선수들이 있다 보니까 최소한 플레이오프에 가서 그 선수들이 다전제를 경험해 봤으면 한다. 그리고 그 뒤에 선발전도 있으니까, 그런 다전제 경험치를 토대로 롤드컵에 간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 주는 팬들 정말 감사하다. 이번 서머에는 많이 웃게 해드릴 수 있도록 저희가 많이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