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 발 앞서 개막한 LPL 리그에서도 이런 양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팀들은 아펠리오스나 징크스, 제리와 같은 하이퍼 캐리 형 챔피언을 기용해 원거리 딜러를 중심으로 한 게임을 시도했다. 미드에서는 여전히 아리나 애니 같은 플레이 메이킹 형 챔피언이 주를 이뤘고, 정글에서는 원거리 딜러에게 강한 바이나 오공 등이 1티어였다. 탱커의 대표주자인 크산테는 유일하게 밴픽율 100%를 달성하면서 여전히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원거리 딜러 지키기 메타는 13.10 패치에서 유틸 서포터의 신규 아이템이 등장하고, 기존 서포터 아이템의 가격이 저렴해짐에 따라 더욱 힘을 얻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틸 서포터의 아이템의 성능이 증가하면서 원거리 딜러를 지키는 전략 자체가 더욱 효과적으로 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완전히 이전과 똑같은 양상의 밴픽이 펼쳐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구도를 바꿀 새로운 챔피언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챔피언이 바로 밀리오와 니코다. 밀리오의 경우 98%의 밴픽률을 기록하면서 서포터 챔피언 중 독보적인 1티어로 자리매김했다. LCK 미디어데이에서도 '베릴' 조건희와 '리헨즈' 손시우 등이 밀리오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밀리오가 등장하면서 밴픽 구도가 바뀌는 상황도 나온다. 밀리오의 경우 원거리 딜러에게 사거리 증가 효과를 부여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팔이 짧은 원거리 딜러라도 후반 캐리력에서 밀리지 않는 상황이 나온다. 또 궁극기의 cc기 제거 효과로 한 방의 cc기를 강점으로 가지는 애니 등의 챔피언에게 대응하기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니코 역시 LPL에서 95%에 달하는 높은 밴픽율로 눈길을 끈다. 정글에서의 활용이 주목을 받은 솔로 랭크와는 달리 대회 무대에서 니코는 미드 라이너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드 라이너로의 니코는 강한 푸시력을 기반으로 한 라인전과 변신을 기반으로 한 변칙적인 궁극기 활용이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다. 화제가 된 미니언으로 변신은 물론이고 궁극기의 매커니즘이 변하면서 대처하기 어려워졌다는 점 역시 선수들의 대처를 까다롭게 만든다. 물론 그럼에도 밴픽에서의 심리전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여전한 장점이다.
이외에도 밴픽에서 등장할 만한 챔피언도 있다. 예를 들어 녹턴의 경우 바이와 비슷하게 타게팅을 지정하고 진입하는 궁극기로 원거리 딜러를 물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LPL에서도 5번이나 등장하고 3번 밴되면서 히든 카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밀리오에 맞서서 그랩류 챔피언인 노틸러스는 물론 블리츠크랭크가 등장한 사례도 있다. 다양한 챔피언을 보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전망이다.
결국 13.10 패치로 펼쳐질 서머 1주차에는 여전히 원거리 딜러 지키기 메타의 게임이 펼쳐지는 가운데 밀리오와 니코 등의 새로운 챔피언이 밴픽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