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프릭스 '씨맥' 김대호 감독
"오늘 져서 아쉽지만, 그래도 얻은 게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번에 제가 인터뷰를 절망적으로 했는데, 그 뒤로 이런저런 다양한 부분을 고치면서 다시 조금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디알엑스전보다는 브리온전이, 브리온전보다는 젠지전이, 젠지전보다는 한화생명전이, 한화생명전보다는 오늘이 좋았다.
승리 패배라는 결과에 정확한 분석이 흐릿해질 수도 있지만, 저는 또렷하게 실수 없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주 미세하게 많은 것들이 개선되고 있다. 많은 것이 개선되면서 원래 잘했던 부분이 못했던 시절로 돌아가지도 않고 있다. 저는 보통 콜을 듣는데 콜로 확인하는 것은 선수들의 마음이다. 콜을 들으면 게임의 다음 흐름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훨씬 능동적으로 바뀐 게 많다고 느꼈다.
물론 졌지만, 1세트에서는 가장 확률 높은 행동을 하려고 선수들이 노력했다. 2세트에 대해 말하기 앞서 저는 '태윤'이 잘한다고 생각한다. 스크림도 잘하고 솔로 랭크도 잘한다. '태윤'이 내가 10명 중에 가장 잘하는 사람이라고 느끼면 더 잘할 텐데, 10명 중에 본인이 조금이라도 낮거나 게임의 수준이 크다고 느끼면 얼어버린다. 하지만 그런 것은 마인드 셋을 바로잡으면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일단 2세트 첫 다이브 상황에서 '태윤'의 긴장이 높아지다 보니까 대응 퀄리티가 떨어졌다. 두 번째 다이브에서도 뽀삐에게 벽궁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 당해서 많이 갔다. '태윤'이가 약간만 더 편하게 게임하면서 큰 경기에서도 큰 경기라고 느끼지 않는다면 훨씬 좋은 모습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
이즈리얼의 경우에는 아지르를 주고 미드에서 세, 네 개 챔피언을 생각했고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그런데 이즈리얼을 했을 때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잘못 파악한 것이었다. 이즈리얼이 '스태틱의 단검'을 뽑고 라인 복귀에 순간이동을 써도 순간이동을 쓰지 않은 아지르에게 라인전을 한 번 더 질 정도의 압력인 줄 몰랐다. 그런 부분에서 실수가 났다. 그래도 1세트는 어려운 경기에서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하는 모습이 좋았다.
2세트에서 아펠리오스를 잡으려다가 바텀 듀오가 모두 잡혔는데, 그걸 이론적으로 크리티컬 확률을 따져 봤을 때 하면 안 되는 자리였어도, 그런 공격적인 알고리즘을 기본으로 잡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사 공격적인 선수한테 10개 중에 2개는 하면 안 됐다고 피드백하는 것과, 매사 수비적인 선수한테 10개 중 2개 정도는 공격적으로 해야 했다고 피드백하는 것을 비교하면 전자가 훨씬 잠재력이 높다. 그 부분은 해볼 만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보다는 호흡적인 부분에서 얼지 않으면 좋은 흐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