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주차 경기를 끝내고 눈길을 끈 기록은 바로 지난 5주차의 모든 매치가 2대0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5일 디플러스 기아와 광동과의 대결부터 9일 젠지와 농심 레드포스의 경기까지 총 10경기가 모두 2대0으로 일방적인 승부로 끝났다. 6주차 첫 날이었던 12일의 두 경기 역시 결과는 모두 2대0이었다. 지난 2일 이후 열흘이 넘게 2대0 경기만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비단 최근의 일만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시즌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가깝다. LCK에서 두 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이 펼쳐진 날은 1주 차 주말인 지난 6월 11일 이후 없었다. 2주 차에도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2대0으로 경기가 끝났고, 그 이후로도 2대1보다는 2대0의 비중이 높은 날이 계속됐다.
'2대0'메타의 가장 큰 원인은 팀 간의 전력 차이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현재 LCK에는 2승 라인에 머무는 팀이 3팀이나 존재하는 반면, 절대적 양강이라고 평가받는 젠지와 kt는 80%가 넘는 세트 승률을 기록 중이다. 두 팀 외에도 상위권인 디플러스 기아나 한화생명 역시 하위권 팀을 상대로는 체급의 힘을 바탕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머 시즌이 되고 롤드컵이 가까워지면서 강팀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상대적으로 약팀이 경기에서 이변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재밌는 점은 광동 프릭스의 기록이다. 상위권이 압도적 전력을 바탕으로 2대0 매치를 만들어낸다면, 광동 프릭스는 순위가 높은 팀에게는 0대2로 패하고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은 팀에겐 2대0으로 승리하고 있다. 실제로 광동 프릭스는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2대1 매치를 한 적이 없다.
메타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과거 블루 진영의 승률이 일방적으로 높을 때는 그 유리함을 바탕으로 약팀이 한 세트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 LCK 기준 블루는 49.2%, 레드는 50.8%의 승률을 기록 중인 황금 밸런스의 메타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13.12 패치가 오류로 인해 잠정적으로 지속되면서, 현 메타가 유지되는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어졌다.
문제는 계속된 2대0이 리그에 대한 흥미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의 핵심 재미 중 하나는 결과의 불확실성이다. 약팀과 강팀 사이에서도 이변이 등장하고, 화끈한 경기가 펼쳐질수록 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오를 수 밖에 없다. 2대0 메타의 지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