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왕호의 소속팀 젠지e스포츠는 1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2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의 대결서 2대0으로 승리했다. 특히 이 날 한왕호는 1세트 마오카이로 활발한 갱킹을 펼쳐 팀 분위기를 이끌며 POG에 선정됐다.
1세트서 한왕호가 펼친 가장 결정적인 플레이는 바로 극 초반 타이밍 탑 갱킹이었다. 한왕호는 3분 15초경 탑 갱킹을 시도해 상대 잭스를 잡아내면서 탑 라인에 힘을 실었다. 아군 탑 라이너가 성장 포텐셜이 높은 갱플랭크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유의미한 갱킹이었다.
이 갱킹이 유효타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상대 심리의 헛점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탑 라인 갱킹을 시도하기 불과 30초 전 한왕호의 마오카이는 상대 정글에 침입해 세주아니와 마주쳤다. 이후 마오카이의 특성 상 약간의 딜교환을 당한 채 한왕호는 아군 정글로 돌아가는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상대 탑 라이너의 머릿 속에선 정글러를 배제하기 쉬운 구조가 심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왕호는 곧장 탑으로 뛰었고, 시야에서 사라진 지 30초도 안돼서 탑에 모습을 드러냈다. 탑 라인의 상황이 상대 탑 라이너 입장에선 반드시 밀어야만 한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한왕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설계는 아니었고,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소감을 드러냈으나, 미리 설계하지 않고 당시 상황에 맞춰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정글러로서의 영리함이나 노련함을 더 잘 보여준다.
이후에도 한왕호는 끊임없이 전 라인을 누볐고, 특히 탑에서 유효타를 수 차례 만들어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젠지는 이 날 승리로 11연승을 달리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왕호가 이끄는 젠지의 기세가 어디까지 지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