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혀진 버그의 내용으로는 자야의 Q 스킬 '깃털 연타'의 깃털 투사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자야를 포함해 럼블, 아펠리오스에도 버그가 발생하고 있지만, 두 챔피언에 대한 자세한 버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e스포츠가 스포츠가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의 주요 주장 중 하나는 '게임의 사유성'이다. 게임은 사기업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스포츠의 핵심 요소인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 그리고 그 중심에는 패치가 있다. 게임 개발사의 의도에 따라 패치 내용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패치 롤백 사건으로 게임사의 '의도'가 아닌 '실수' 역시 대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더욱이 이번 패치 롤백이 아쉬운 점은 지금이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머 시즌은 1라운드를 마무리하고 반환점을 돌았으며, 서머 시즌은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이 걸려있다. 플레이오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이미 13.13 패치로 대회를 준비하던 팀들에게는 이번 패치 롤백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13 패치에서는 13.12 패치에서 OP의 성능을 보이며 대회를 주름잡고 있는 '스태틱의 단검'에 대한 하향이 이뤄졌다. '스태틱의 단검'은 미니언 대상 주문력 계수가 사라지고, 챔피언 대상의 주문력 계수 또한 하향됐다. 이어 강력한 후반 캐리력을 보여주던 아펠리오스까지 하향됐기 때문에 대회 메타에도 충분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패치였다. 이렇듯 메타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는 패치를 준비하던 팀들은 갑작스러운 버그로 다시 13.12 버전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13.13 패치 도입 시기는 확실하게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의 이런 문제 방지를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대회 패치 적용이 필요하다. 현재 라이브 서버 적용 후 약 2주간의 기간을 둔 후 대회에도 패치가 적용되고 있다. 이 기간을 늘리거나, 더욱 세밀한 패치 버전 확인 과정 등을 도입해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e스포츠는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다가올 9월에 열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린 것이다. 이렇듯 e스포츠가 스포츠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LoL e스포츠 패치 롤백 사건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 등 좋은 e스포츠의 스포츠화에 순풍을 탄 지금, 종목사의 더욱 세심한 게임 및 대회 관리, 운영이 있어야만 e스포츠가 스포츠로 확실하게 뿌리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