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브리온은 23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T1과의 대결서 2대1으로 승리했다. 대어 T1을 잡은 브리온은 4승 대열에 합류하면서 향후 플레이오프 경쟁에 힘을 받게 됐다. 엄성현 역시 1세트 스카너, 3세트 뽀삐로 활약하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엄성현은 이 날 3세트 초반 빠른 갱킹으로 상대 제이스의 점멸을 뽑아내면서 게임 구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상대 '톰' 임재현 감독 대행 역시 "'엄티'의 초반 동선이 경기 흐름을 안 좋게 만들었다"고 인정할 만큼 결정적인 갱킹이었다. 엄성현은 이 갱킹의 비결이 상대방의 심리 파악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는 상대방이 저를 의식한다. 상대방이 저를 의식할 거 같은 상황에선, 오히려 상대방이 '쉐도우 복싱'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 그런데 가끔 상대방이 저를 배제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 때부터 (갱킹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복잡한 동선의 매커니즘을 풀어냈다.
이번 시즌 엄성현은 스카너를 LCK에서 가장 잘 활용하는 선수 중 하나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 날 1세트서도 스카너로 잘 성장한 상대 잭스를 봉쇄하면서 승리의 공신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스카너는 잘 나오지 않는 챔피언이라, 상대방이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런 부분을 파고드는 조커 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엄성현은 "스카너를 플레이할 때 저만의 방식과 노하우가 분명 존재한다. 물론 전략상 비밀이라 설명해드리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엄성현은 새로운 픽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주부터 적용되는 13.13패치에 대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글에서 렐의 티어가 많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렐은 13.13패치에서 q 스킬인 '파열의 일격'과 e 스킬인 '전속력'의 몬스터 대상 피해량이 상향되면서 정글링 속도가 빨라지는 버프를 받았다. 이미 서포터로 자주 등장하고 있는 렐이 정글에서도 활약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
이 날 승리하면서 플레이오프 경쟁에 나선 브리온. 엄성현은 "플레이오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실력이 느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되뇌였다. 이어 그는 "동부권 모두 비등비등한 팀들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 볼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