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알엑스는 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될 LCK 플레이오프 첫 경기서 한화생명e스포츠와 맞붙는다. 마지막 주에 순위를 3단계나 끌어올리면서 6위에 오른 디알엑스이 3위인 한화생명의 지목을 받으며 플레이오프 대진이 완성됐다.
한화생명은 올 시즌 '동부학살자'라고 불릴 만큼 하위권 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은 최종 순위 기준 6위 이하의 팀에게 올 시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디알엑스 역시 1, 2라운드 모두 0대2로 패배했다.
한화생명의 강력함의 원천은 '체급'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바이퍼' 박도현과 '제카' 김건우 모두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고, 강력한 딜러 라인을 받쳐주는 플레이에 중심을 둔 '그리즐리' 조승훈이 합류하면서 팀의 밸런스가 더욱 좋아졌다. 실제로 조승훈의 갑작스러운 합류 이후 첫 주차에서 연패를 한 것을 제외하면, 더 경기력이 올라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선 미드-바텀에서 연달아 개입 없이 킬이 발생하면서 디플러스 기아를 찍어누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디알엑스의 경기력이 올라왔다고는 하나, 라인전 단계에서 라이너들이 한화생명을 상대로 앞서나가기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디알엑스가 주목해야 할 경기가 바로 젠지와 한화생명의 2라운드 경기다. 이 경기에서 정글러였던 '피넛' 한왕호는 두 세트 모두 변칙적인 동선으로 상대 정글러인 조승훈이 대처하기 어려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첫 세트에서는 적극적인 카운터 정글로 상대 정글을 말리는 플레이를 보여줬고, 두 번째 세트서는 극초반 타이밍 바텀 다이브를 설계해 균형을 무너뜨렸다.
라인전 단계서 라이너들이 홀로 앞서는 것이 어렵다면, 디알엑스의 승리 플랜 역시 이 경기 젠지처럼 정글에서부터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디알엑스에게 다행인 것은 정글러인 김동범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시즌 중반까지 정글러 주전을 확정짓지 못했던 디알엑스였지만, 김동범의 경기력이 점차 올라오면서 플레이오프 행을 기적적으로 확정지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선 김동범이 자크라는 비밀 병기까지 꺼내들면서 팀 승리를 주도하기도 했다.
디알엑스의 김목경 감독은 시즌 종료 직후 플레이오프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 kt-젠지를 제외하면 이길 수 있다. 선수들도 자신감 있는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과연 디알엑스가 김동범을 중심으로 '동부학살자'라는 한화생명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