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한화생명은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 아레나에서 선발전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승리한 팀은 롤드컵 진출을 확정하는 반면 패한 팀은 마지막까지 맘을 졸이며 최종전에 나서야 한다. 말 그대로 한 해 농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매치인 셈이다. 그런만큼 플레이오프 단계에서 드러난 팀의 약점을 보완해서 더 강력한 팀으로 돌아오는 것이 양 팀의 과제인 상황이다.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난 한화생명의 과제는 정글러인 '그리즐리' 조승훈의 챔피언 풀이다. 젠지와 kt를 상대로 연달아 패하는 과정에서 한화생명의 상대팀은 마오카이와 세주아니를 집중적으로 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험이 부족한 조승훈이 궁극기 밸류가 높은 탱커 챔피언을 활용하며 팀의 서포팅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사전에 봉쇄한 셈. 조승훈은 뽀삐와 렐 같은 비슷한 탱커류 챔피언은 물론이고 리신 등의 조커 픽도 꺼내봤으나 정규 시즌의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실패했다. 정글러가 흔들리자 팀 역시 흔들리면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kt는 '리헨즈' 손시우가 집중공략 당했을 때 밴픽과 플레이에서 어려움이 나왔다. 특히 결승 눈앞에서 좌절된 최종 결승 진출전서 T1은 1세트부터 알리스타와 노틸러스 등 손시우의 픽을 묶는 것에 주력했다. 이런 기조는 시리즈 내내 이어졌고, 손시우는 정규시즌 MVP임에도 경기 내내 큰 활약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지드와 같은 본인만의 조커픽도 꺼내봤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정규시즌 연승을 달리던 kt의 기본 승리 플랜이 손시우의 발빠른 로밍에서부터 시작했음을 고려하면, 새로운 승리 플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일 수 있다.
물론 정규시즌 순위도 더 높고 직전 플레이오프에서도 상대를 3대0으로 잡아낸 만큼 kt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또 한화생명과 달리 kt의 경우 상대의 노골적인 서포터 밴에도 탑 라이즈 등의 카드로 두 세트를 따냈다는 점에서도 이미 보완의 실마리를 잡은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화생명 역시 3명의 롤드컵 우승자가 포함된 강력한 팀인만큼, kt가 약점을 공략당한다면 자칫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