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앞두고 LEC는 새로운 포맷을 도입했다. 과거의 유물로 사라졌던 윈터 시즌을 부활시키고, 세 개 시즌을 통합한 시즌 파이널을 신설했다. 한 시즌은 단판제인 정규시즌과 상위 라운드인 그룹 스테이지, 우승자를 가리는 플레이오프로 진행되며 각 시즌 우승팀 3팀과 챔피언십 포인트 상위 3팀이 모여 롤드컵 시드를 결정하는 시즌 파이널을 치른다. 현재 시즌 파이널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시청자의 반응은 좋지 못하다. G2 e스포츠의 우승으로 끝난 LEC 서머 2023의 평균 시청자는 17만 명으로 지난 해 서머 시즌에 비해 4만 명 가량 떨어졌다. 최고 시청자 역시 37만 명으로 지난 해 같은 시기에 비해 40% 넘게 감소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새 포맷을 도입한 이후 세 시즌 연속해서 시청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윈터 시즌에 비해 스프링 시즌이, 스프링 시즌에 비해 서머 시즌이 전반적인 시청 지표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팬들과 관계자들의 기대를 모은 시즌 파이널 역시 첫 주 시청 지표에서 평균 시청자수 17만 명 정도에 그치며 서머 시즌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떠난 팬들의 관심을 불러오는 데 실패한 것이다.
지나치게 길고 루즈한 일정이 팬들의 관심이 떠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LEC는 시즌 사이사이 지나치게 많은 휴식주를 배치하고, 또 휴식주가 아닌 주에도 경기 사이 간격을 길게 배치했다. 아시안 게임이란 변수가 있지만, LPL에서 일주일 사이 플레이오프 8매치를 하는 반면 LEC에선 시즌 파이널 8매치를 삼 주 동안 치른다는 것이 LEC의 루즈한 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시즌 사이에도 3주 간의 휴식기를 가졌고, 시즌이 한창 진행되는 중에도 뜬금 없는 휴식기가 있기도 했다. 집중해서 리그를 팔로우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LEC 포맷의 또 다른 문제점은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기가 생겼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10개 팀 중 8개 팀이 올라가는 구조의 정규 시즌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하락했다. 또 시즌 파이널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로 신설되며 서머 시즌 결승전 같이 기존의 중요했던 경기의 중요성 역시 크게 하락했다. 경기에 걸린 것이 많을 수록 몰입도가 올라가는 만큼, 자연스럽게 팬들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현 포맷이 다전제 경기수를 늘리는 장점이 있는 만큼, 일정을 조정하면 개선될 수 있다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반응이나 시청 지표로 보았을 때 적어도 이번 시즌의 LEC 포맷 실험은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과연 다음 시즌에도 LEC의 실험은 이어질지, 또 팬들의 반응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