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우승으로 젠지는 한국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도 확정 지었다. 지난 2020년 이후 4연속 진출이다. 롤드컵 준비에 한창인 최현준은 최근 젠지 사옥에서 만난 자리서 "휴가를 다녀온 뒤 팀 촬영 및 일정을 소화하면서 롤드컵 준비를 천천히 하고 있다"며 최근 근황을 전했다.
◆LCK 3연패
kt 롤스터를 떠나 젠지에 합류한 최현준은 2022년 LCK 스프링서 T1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강릉에서 벌어진 LCK 서머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23년에도 정상에 오르며 팀의 3연패를 함께 했다.
"프로게이머라는 것이 경기 일정이 끝나도 또 다음 경기가 남아있는 시스템에서 움직이다 보니 지금 당장은 LCK 서머서 우승했던 기분보다 얼마 남지 않은 롤드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탑 라이너 최초로 3연패라는 수식어가 내심 뿌듯했다. 제가 프로 생활하는 동안은 깨지지 않을 거 같다."
젠지는 패자 결승서 kt를 3대2로 꺾고 올라온 T1을 3대0으로 제압했다. 접전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젠지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그래도 최현준은 마지막 3세트에 대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역전을 당할 뻔한 등 뭔가 깔끔하게 이기지 못한 건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우리가 다전제서 강한 이유?
LCK 서머 정규시즌서 16승 2패를 기록하며 kt(17승 1패)에 이어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젠지는 한화생명e스포츠를 3대0으로 꺾었고 '페이커' 이상혁이 돌아온 T1에 3대2로 승리해 결승에 직행했다. 결승전서는 다시 올라온 T1에 3대0 승리를 거뒀다. 최현준은 젠지가 다전제서 강한 이유에 대해 코칭스태프에 공을 돌렸다.
"정규시즌 후반에는 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플레이오프로 넘어간 뒤 정신 차려야 했다. 중요한 시기다 보니 코칭스태프에서도 선수들의 멘탈 케어를 잘해줬다. 심리적인 부분을 신경 써주다 보니 선수들은 게임에만 집중하면 됐다. 다전제는 밴픽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저희가 생각했던 대로 밴픽이 첫 세트부터 잘 나온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최현준은 우리가 먼저 결승에 직행한 덕분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고 했다. kt와 T1이 패자 결승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우리는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패자 결승을 보면서 상대 밴픽이나 게임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거기에 잘 대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페이즈' 김수환의 발견
'룰러' 박재혁이 징동 게이밍으로 떠난 젠지는 CL 팀에 있던 '페이즈' 김수환을 콜업해서 주전 자리를 맡겼다. 젠지의 선택은 탁월했다. 김수환은 LCK 서머서 299킬(플레이오프 포함)을 기록하는 등 신인상을 수상하며 젠지의 우승에 견인했다.
최현준은 "솔직히 '룰러' 형의 빈자리가 좀 느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거다. 하지만 저는 스프링 개막 전 스크림을 몇 번 했을 때 그냥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들었다"라며 "전혀 신인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냥 배우는 속도도 빨라서 게임하기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LCK를 마무리한 젠지는 1번 시드로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19일부터 시작되는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참가하는 젠지는 팀 전신인 삼성 갤럭시 이후 6년 만에 정상을 노린다. 그렇지만 최현준은 작년 월즈, 올해 MSI보다 이번 롤드컵이 느낌이 좋고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번 시드를 받은 젠지는 스위스 스테이지서는 LPL 1번 시드인 징동 게이밍을 피한다. 하지만 빌리빌리 게이밍(BLG), 리닝 게이밍(LNG), 웨이보 게이밍과는 같은 조에 들어갈 수 있다.
"LPL 탑 라이너들이 다 특색있다고 생각해서 다양하게 한 번씩 만나보고 싶다. '369' 바이자하오(징동)의 경우 팀적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고 '빈' 천쩌빈(BLG)과 '더샤이' 강승록(웨이보), '지카' 탕화위(LNG)는 라인전에서 각을 잘 보는 거 같다. 4명 중에 선수를 꼽는다면 '빈'과 '더샤이'와 대결해 보고 싶다."
최현준은 젠지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라면 징동 게이밍을 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세계 탑 라이너들과 경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놓치고 있는 라인전이나 탑 라이너로서 역할을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비시즌이 너무 길어서 저희의 경기를 기다리는 팬 분들이 많을 거다"라며 "정말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저희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로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