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상하게도 국제 대회와는 연이 없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플레이-인서는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FM)에 패해 탈락했고,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서는 PSG 탈론에게 패했다.
CBLoL 3연패를 달성한 라우드는 10일 한국에서 개막하는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라우드는 10일부터 롤파크에서 진행되는 롤드컵 플레이-인서 GAM e스포츠, 무비스타 레인보우7, PSG 탈론과 같은 조에 속했다.
선수단보다 일찍 한국에 도착한 '크록' 박종훈은 최근 만난 자리서 스위스 스테이지(지난 해까지는 그룹 스테이지)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MSI서 우리를 집으로 보냈던 PSG 탈론을 우리 손으로 집에 보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Q, CBLoL 3연패를 달성하면서 롤드컵에 참가하게 됐다. 소감은.
A, 운이 좋았다. CBLoL에서 3연패를 달성한 게 브라질 역사상 저희가 처음이라고 들었다. 팬들에게 응원도 많이 받았다. 저 혼자만 이룬 게 아니라 다 같이 열심히 해서 달성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Q, 결승전을 보는데 우승을 확정 짓기 전 탑 라이너 '로보' 레오나르두 소우자가 자리에 일어서서 세리머니 하는 게 인상적이더라.
A, 브라질 사람들이 경쟁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축구를 하면 팬들끼리 싸우기도 한다. 선수들도 세리머니를 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여기 리그 문화라고 보면 된다. 저도 처음에 왔을 때 이게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적응되면 재미있다. 그냥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하고 보면 될 거 같다.
Q, CBLoL 3연패를 달성했는데 3번 모두 페인 게이밍을 꺾었다. 다전제에서 페인 게이밍에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거 같다.
A, 개인적으로 페인 게이밍도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라우드가 페인 게이밍에 유난히 강하다기보다 라우드, 페인과 나머지 팀과의 캡(차이)이 있는 거 같다. 또한 '로보'나 '틴오운즈' 티아구 사르토리처럼 경험이 많은 선수가 있다 보니 다전제 준비를 하는 데 편하다.
Q, 2023시즌을 앞두고 우승할 거로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A, 사실 지난해 롤드컵이 끝난 뒤 괜찮은 제안을 많이 받았다. 그렇지만 롤드컵서 챔피언 풀 때문에 패한 뒤 팀원들에게 미안하고 억울했다. 그래서 지금의 팀원들과 1년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남게 됐다. 또 '루트' 문검수를 영입했는데 스크림을 해보니 나만 똑바로 하고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다 우승하겠다고 생각했다. '루트' 선수가 처음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고 거리감도 있었다. 하지만 LCK에서 뛰었던 선수다 보니 빨리 적응하고 따라오려고 하더라. 오히려 저희가 보지 못한 관점도 더 열어주면서 서로 도움이 됐다.
Q, 2022년 롤드컵이 끝난 뒤 계속 연습을 한 건가?
A, 개인적으로 시즌이나 대회 끝나면 쉬는 걸 좋아한다. 휴식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솔로 랭크서 성적이 좋지 못했던 챔피언들만 연습했다.
Q,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위기라고 생각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A, CBLoL 스플릿 플레이오프 1라운드서 레드 카니즈 칼룽가(3대1 승)와 했는데 드래프트(밴픽)에 대해 팀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승리한 뒤 밴픽과 경기력에서 배웠고, 우승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Q, MSI를 이야기해 보자. 플레이-인서 데토네이션FM을 꺾었지만 최종전서 PSG탈론에 패했다. MSI서 느낀 건 무엇인가.
A, 지금까지 저희는 메타픽을 따라 하려고 했고, 메인 지역이 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카피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이걸 버리고 저희가 잘했던 걸 좀 더 갈고 닦는 게 강팀을 상대할 때 좋은 무기가 될 거 같았다. 어차피 잘하는 팀을 따라 한다고 해도 그 팀을 넘어설 수는 없다. 이유인즉슨 그 팀은 그걸 해왔고, 우리는 짧은 시간 내에 그걸 따라 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Q, 브라질 리그가 예전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국제 대회서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아니다.
A, 처음에 국제 대회에 왔을 때는 '연습 상대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브라질 리그가 국제 대회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잘하는 팀 입장서는 스크림(연습)하기 꺼려하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작년에 처음 롤드컵에 갔을 때 느꼈다. 대회가 시작되면 같은 조에 있는 팀과는 못하고 다른 조에 스케줄이 맞는 팀과 스크림을 해야 하는데 스케줄이 맞는 팀이 저희와 하기 싫으면 아예 쭉 없이 해야 한다. 그래서 대회 시작 이후에는 스크림을 한 번도 못 했다.
그렇지만 대회가 진행되면서 다른 팀들도 저희가 롤드컵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는지 우리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하더라. 브라질 선수들은 경쟁심이 강하고 자존심이 센 친구들이 많다. 이건 프로 선수로서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연습 환경이 지속된다면 브라질 팀도 국제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 같다.
Q, 롤파크 무대를 밟게 됐다. 기분이 어떤가.
A, 한국에서 하는 게 좋다. 일단 우리는 비즈니스처럼 지내는 게 아니라 친형제, 가족처럼 지낸다. 어쩌면 내년에 헤어질 수도 있고...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롤드컵이 끝난 뒤 한국에서 팀원들과 여행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더 욕심이 나는 거 같다.
Q, 롤드컵 플레이-인서는 GAM과 첫 경기를 치른다.
A, MSI와 달리 이번에는 팀 분위기가 좋아서 저는 자신 있다고 생각한다. PCS, VCS 결승전 다 봤는데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한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MSI 때처럼 허무하게 패하지는 않을 거 같다. PSG 탈론을 만나고 싶다. MSI서는 우리를 집으로 보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그 팀을 집으로 보냈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팀원 이야기를 하고 싶다. 브라질 선수들을 보면 게임 중간에 일어나고 그러면 저 선수 왜 그러지, 이상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보지 말고 텐션이 좋고 경기를 즐기고 있구나, 좋은 모습으로 봐줬으면 한다. 또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