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은 지난 30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결승전에 나서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모두에게 의미가 컸을 우승이지만, 데뷔 후 오랜 기간 국제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해 온 정지훈에게는 더욱 남달랐을 금메달이었다.
지난 2018년 그리핀 소속으로 처음 LCK 무대에 등장한 정지훈은 데뷔부터 뛰어난 모습을 뽐냈다. 강력한 라인전을 기반으로 상대 미드 라이너들을 초반부터 압박했으며, 한타 단계로 넘어가서도 캐리력을 유지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미드 라이너로 우뚝 섰다.
그랬던 그에게는 아픈 별명이 따라다녔던 것도 사실이다. 바로 '무관의 제왕'이라는 타이틀이다. 2018 시즌 서머 승격 첫해에 그리핀 소속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바로 결승 무대를 밟았으나, 당시 kt 롤스터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2019년에도 두 번의 LCK에서 준우승, 2020 서머서 준우승, 2022 스프링까지도 준우승을 기록하며 번번이 우승을 목전에 두고 좌절했다.
이에 더해 국제무대에서의 아쉬운 성적 역시 이어졌다. 2019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결승 당시 정지훈이 속한 그리핀은 FPX에게 패한 바 있다. 또한, 롤드컵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2019년 처음 롤드컵 무대를 밟은 정지훈은 올해까지 5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앞선 네 번의 대회에서 세 번의 8강 탈락과 한 번의 4강 탈락을 경험했다. 특히 지난해 젠지 소속으로 나선 대회의 경우 서머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음에도 그 여정이 4강에서 멈추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2022 서머 마침내 커리어 첫 LCK 우승에 성공했고, 내리 LCK 3연패에 성공하며 이제는 확실한 한국 최고 미드 라이너 자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2019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오랜만에 국제대회 우승까지 성공하면서 다가올 롤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정지훈은 2년 연속 합을 맞춘 상체 팀원들, 그리고 올해 합류해 나날이 발전하는 경기력을 보여준 바텀 듀오와 함께 최상의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기력에 대한 결과로 LCK 3연패에 성공하며 이른바 '젠지 왕조'를 구축한 것에 더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 서머 결승전에서는 파이널 MVP를 수상하기까지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지훈은 자신의 다섯 번째 롤드컵에 도전한다. 더욱 단단해진 경기력과 함께 LCK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정복한 정지훈이 젠지와 함께 이번 롤드컵에서 자신의 한을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