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S가 9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진행된 2023 월즈 퀄리파잉 시리즈(WQS) 경기에서 골든 가디언스를 3대0으로 제압했다. 마지막 롤드컵 티켓을 두고 라이벌인 북미와 유럽이 맞붙은 이 경기에서, BDS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대를 셧아웃시켰다.
LOL 씬에서 서구권 팀들의 대표적인 장점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9년 LOL 역사상 가장 강한 서구권 팀이었던 G2가 대표적이다. 당시 G2는 탑 파이크로 대표되는 변칙적인 픽들과 상대보다 빠른 합류로 세계를 호령했다. 이후 서구권, 특히 유럽의 LOL 팀들은 변수 창출에 능하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9일 펼쳐진 BDS의 경기는 이런 서구권 팀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아담' 아담 마나네다. 본인만의 독창적인 밴픽 체계를 가졌기로 유명한 '아담'은 9일 경기에서 본인의 장기인 '가다세올'(가렌-다리우스-세트-올라프) 중 하나인 가렌을 2, 3세트 연속으로 꺼내들었다.
변칙적인 픽이 등장하자 상대인 골든 가디언스는 이에 대처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원거리 딜러인 '스틱세이' 트레버 헤이스가 가렌에게 거리를 내주는 모습이 경기 내내 수 차례 반복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리버' 김동우 역시 "탑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중후반 타이밍 가렌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아담'의 가렌은 탑에서도 솔로 킬을 만들어내면서 주도권을 잡고, 아래로 먼저 합류해 턴을 만들어내는 등 종횡무진 협곡을 누볐다.
픽 뿐 아니라 플레이에서도 과감성이 돋보였다. 특히 정글러인 '셰오' 테오 보릴레가 3세트 보여준 장면이 백미였다. 세주아니로 플레이 한 '셰오'는 극초반 타이밍 상대 와드 위치가 파악되자 점멸까지 활용하며 바론 둥지의 벽을 넘어 카운터 정글에 나섰다. 주목할 만한 것은 '셰오'가 경기 시작 전 룬 선택 과정에서부터 '마법공학 점멸'을 선택하면서 이런 플레이의 초석을 깔았다는 점이다. 단순히 즉흥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상대 동선을 예측하고 약점을 찔러낸 플레이에 가까웠다.
'셰오'의 과감한 카운터 정글링은 단순히 정글 캠프 상의 이득이 아니라 라이너의 이득으로 굴러갔다. 레드 버프를 사냥한 '셰오'가 바로 발빠른 탑갱을 시도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갱킹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갱킹으로 킬과 스펠 이득을 모두 취한 '아담'은 이후 게임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자유분방한 경기로 마지막 티켓을 따낸 BDS는 이제 10일부터 시작되는 본 무대, 롤드컵에서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경기에 나선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스위스 스테이지로 단 두 팀이 진출하는 상황에서, BDS는 가장 강력한 진출 팀 후보다. 과연 BDS가 플레이-인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인 뒤 강팀들이 모이는 스위스 스테이지까지 진출할지, 또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본인들의 장기를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