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부터 LOL 월즈챔피언십의 두 번째 단계인 스위스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플레이-인을 통해 합류한 GAM e스포츠와 팀 BDS를 포함한 16개 팀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에 나선다. 각 팀은 본인의 팀과 같은 승수를 기록 중인 팀과 매일 단판제 승부에 나서며, 먼저 3승을 기록할 경우 녹아웃 스테이지로 진출하게 된다. 반면 3승을 거두기 전 3패를 기록할 경우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새롭게 도입되는 스위스 스테이지에 대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과연 시스템 변화가 한국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팀에게는 약간 더 어려운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내전의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LCK나 LPL이 서구권 및 플레이-인 팀보다 강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내전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서구권 팀에게는 이득이, 한국 팀에게는 손해가 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그룹 스테이지 방식에서는 LCK 팀은 총 6번의 경기 중 LCK 팀은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LPL 팀만 두 번 만날 수 있었다. 설사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더라도, 나머지 팀들을 모두 잡으면 조별리그에서 통과할 수 있다. 반면 스위스 스테이지 방식에서는 LPL 팀 뿐 아니라 LCK 팀 역시 2라운드부터 만날 수 있고, 서구권 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하더라도 대진에 따라 스위스 스테이지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뮬레이션도 존재한다. 서구권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한 사용자가 총 10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위스 스테이지가 그룹 스테이지보다 서구권 팀에게 유리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임의로 팀 전력을 평가한 뒤 경기 승패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전력이 강하다고 평가된 동양권 팀은 그룹 스테이지에 비해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진출 확률이 모두 떨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상위권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팀보다 중상위권으로 평가 받은 팀의 진출확률이 더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 사용자는 시드 순위에 따라 디플러스 기아와 웨이보 게이밍을 전력 7,8순위로 뒀는데 이 팀들의 진출 확률은 그룹 스테이지에 비해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10% 가량 낮았다.
특히 이번 롤드컵에선 일부 스위스 시스템에서 운적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보완책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제거했기 때문에 더욱 운적인 요소가 커졌다. 대표적으로 벅홀츠 점수라고도 불리는 대전 상대의 전적을 고려해 다음 대전 상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배제했고, 전통 스위스 시스템과는 다르게 한 번 대결한 상대와도 다시 맞붙는 것이 가능하다. 대진 운이 더욱 중요해지는 원인이다.
물론 아무리 운이 중요하다고 해도 실력이 1순위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간단하게 말해, 지지 않으면 어떤 방식에서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스테이지에 비해서도 첫 라운드의 승패가 더욱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과연 한국 팀 4팀이 모두 스위스 스테이지를 뚫고 부산으로 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