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애셋 데이가 열렸다. 애셋 데이에서 C9의 장민수를 만날 수 있었다. 롤드컵을 앞둔 소감을 묻자, 그는 "수능을 보는 기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긴장됐는데, 이제 어느 정도 준비가 되니까 '올 것이 왔구나'하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장민수는 올해 처음으로 1군 주전 미드가 되면서 시즌을 치렀다. 그리고 1군 데뷔 첫 시즌에 롤드컵까지 진출하는 경사를 누렸다. 감회가 남다를 만도 했지만, 장민수는 바쁜 일정 속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못 했다고 한다. 그는 "주변에서는 다들 놀랍다고 하는데, 저는 너무 바빴다 보니까 그런 걸 느낄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며 "아마 롤드컵 끝나고 돌아보면 느껴지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은 너무 바빠서 앞에 있는 대회를 일단 치른다는 느낌이다"고 이야기했다.
또 첫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에 대한 소감 역시 물었다. 장민수는 "한국에서 열리면서 주변에서 다들 기대하니까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실력적으로도 당연히 신경 썼지만, 외적으로도 잘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살도 15kg을 뺐다. 오늘 식사로 나온 치킨도 오랜만에 먹으니까 정말 맛있더라, 그래도 다 먹지는 않았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장민수는 지난 MSI 당시 경기 후 '쵸비' 정지훈에게 피드백을 부탁하는 모습으로 많은 팬들에게 화제가 됐다. 그만큼 선수로서 발전하기 위해 열정을 보인 장민수. 스프링을 시작하는 순간의 장민수와 롤드컵을 앞둔 장민수 사이에 스스로 얼마나 발전했다고 느끼는지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피지컬적으로는 똑같이 싸움을 잘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인게임 콜, 운영, 팀 구도, 오브젝트 싸움에서의 진영 잡기 등 모든 것을 종합하면 엄청 성장했다는 걸 느꼈다"며 "그래서 이번에 롤드컵 준비하면서 LCK, LPL 최상위권 선수와 비교해도 정말 자신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뷰 내내 장민수는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8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MSI 때는 최상위권 선수들과의 대결이 기대가 됐는데, MSI를 한 번 하고 나니까 이제는 정말 8강을 너무 가고 싶다"며 "북미에서는 '8강의 벽'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스스로 준비가 된 것 같으니까 8강을 뚫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처럼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매드 라이온즈와의 첫 경기를 잘 풀어야만 한다. 장민수는 "지금 제 폼이 정말 말이 안 된다"며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낄 정도로 잘 준비한 것 같다. 예전에는 무턱대고 '싸워서 이긴다. 찍어 누른다'의 느낌으로 밖에 못 이겼는데, 요즘엔 게임 자체를 잘해진 느낌이다. 그래서 유럽에게는 질 자신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몇 년 사이 국제대회 부진 등의 이유로 LCS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 장민수는 "원래 주인공은 위기 속에서 등장하니까 제가 한번 구해보겠다"는 말로 롤드컵을 앞둔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재밌게 즐겨주시면 좋겠다. 보면서 행복하시면 좋겠고, 저 역시도 잘해보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