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리퀴드의 이번 시즌 콘셉트는 한국인으로 요약될 수 있다. 팀 리퀴드는 이번 시즌 시작에 앞서 한국인 감독인 '마린' 장경환을 선임했고, 탑에는 '서밋' 박우태를 데려왔다. 이어 디알엑스에서 나온 '표식' 홍창현까지 영입하면서 로스터를 완성시켰다. '서밋'-'표식'-'해리' 해리 강-'연' 션 성-'코어장전' 조용인으로 구성된 로스터는 모두 한국인이거나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였다.
특히 북미 레전드인 조용인과 전 시즌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인 홍창현 등이 포함된만큼 팀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플라이퀘스트나 클라우드 나인과 함께 북미에서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스프링 시즌 홍창현을 제외하면 전 라인이 흔들리면서 정규시즌 8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것. 이에 팀 리퀴드는 감독인 장경환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코치인 '레인오버' 김의진을 감독으로 올렸다.

팀적인 기복 역시 팀 리퀴드가 가진 고질병 중 하나다. 좋을 땐 북미 최정상급 경기력을 보여줄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특히 한국인 베테랑인 박우태와 조용인이 모두 기복이 있는 편이다. 박우태는 고점은 확실하고 특히 잭스나 나르 등의 사이드 챔피언을 잡았을 때 강하지만, 라인전 단게에서 무너질 때도 종종 존재한다. 롤드컵 우승자 출신인 조용인 역시 이니시에이팅 서포터에 능한 편이지만 메카닉적인 이슈가 종종 발생해 교전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비에고 등을 잡았을 때 홍창현이 보여주는 캐리력은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보여준다. 기복이 심하다고 언급된 선수들 역시 소위 '긁히는 날'에는 본인의 전성기 기량을 보여준다. 특히 밴픽 상에서 홍창현이 잘 다루는 비에고 등의 AD 캐리형 챔피언과 '에이피에이'가 자신있어하는 직스 등을 모두 내준다면 T1이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과연 이번 월즈 스위스 스테이지 첫 라운드에서 T1이 팀 리퀴드 상대로 어떤 경기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